[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SNS까지 파고들었다. 블록체인 기반 블로그 스티밋(Steemit)의 이용자들은 게시물을 올리고 추천하면 실제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통화인 '스팀(Steem)'을 지급받는다. 이에 스티밋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즉 '블록체인으로 통제되는 블로그 '스티밋'→스티밋에 게시된 글 '추천수와 게재'만으로 가상통화 '스팀' 지급(지급 전담 대리인(20명)이 있음. 대리인은 같은 참여자들 중 선출함.). 이 때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스티밋에 일반 참여자들의 경우, 소위 (비트코인에서의)채굴 단계가 글 게재건수와 인기도(추천수)로 대체된 것'이다. 이렇게 블록체인을 기본 관리시스템으로, 이에 대한 대가를 전용 가상통화인 '스팀'으로 연결,  온라인 블로그 게시판으로 상용화한 것이 바로 '스티밋' 이다. 

스티밋은 2016년 7월에 생긴 블록체인 기반의 SNS다. 스티밋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스티밋에는 33만4250개의 계정이 생성되어있고, 매달 23만4230개의 게시물과 60만460개의 댓글이 올라온다. 스팀은 국내 주요 가상통화 거래소에서도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Upbit)에 따르면, 현재 스팀의 시가총액은 29일 14시 기준 1조 6256억원으로 (업비트에)게시돼있는 전 세계 주요 가상통화 시가총액 중 22위(시가총액)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스팀을 무장한 '스티밋'이 블로그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게임사운드 전문 제작회사 스팟웍스(Spotworks)는 지난해 5월부터 거래비용을 스팀으로도 받는다. 스팟웍스의 대표는 “스티밋은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지는 기술 중 선두주자라고 생각한다. 몇 년 지나면 블록체인 기반 중 가장 생활에 밀접한 기술이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스팀결제를 허용하는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카페 이트(Cafe EAT)도 “스티밋은 특히 유저들에게 돈을 나누어주는 시스템이 잘 돼있어서 앞으로 더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16년 11월에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스팀페스트 2016'의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스팀 공식홈페이지

스티밋 이용자들은 스팀페스트(Steemfest)라는 세계 단위 오프라인 모임을 개최했고 앞으로도 매년 갖을 예정이다. 스팀페스트(Steemfest)에 모인 사람들은 스티밋을 비롯해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전반에 대한 컨퍼런스를 한다. 지난해는 11월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렸다. 가상통화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Coindesk)에 따르면 스팀페스트의 이용자들 중 대다수가 스티밋에 글을 게재하고 지급받은 가상통화 스팀을 이용, 여행경비를 벌었다고 한다.

중개인이 없는 투명한 거래

스티밋의 가장 큰 장점은 블록체인을 이용, 기존의 블로그와는 달리 거래중개인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블로그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 ‘애드포스트’나 ‘애드센스’ 등의 광고를 부착한다. 부착한 광고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회사가 일괄적으로 산정하며, 회사는 공개되지 않은 별도의 기준에 따라 회원에게 수익을 분배한다.

스티밋은 배분 시스템이 기존 블로그와 확연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스티밋 수익의 10%는 유저들이 직접 선출한 대리인(Witness), 즉 ‘경영인’과 유사한 사람들이 가져가고, 15%는 스티밋 유저 중에서 영향력이 높은 이른바 ‘대주주’들이 가져간다. 나머지 75%는 유저에게 분배되며, 이 중 75%는 글쓴이가 가져가고 25%는 추천을 누른 사람에게 제공된다. 이런 배분 룰은 중앙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 의해 처리된다. 블록체인을 도입해 거래내역은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게된다.

▲ 스티밋 게시물에 대한 글로벌시장 일일 평균 가격은 28일 기준으로 약 3.2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스티밋 이용자 @segyepark

스티밋은 중개인 없이 이용자가 직접 수익모델에 개입할 수 있다. 스티밋 이용자들은 게시물을 올리거나 추천하면 정해진 비율에 따라 '스팀'을 받는다. 추천을 많이 받을수록 수익도 증가한다. 게시물 수익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티밋 유저들은 게시물의 진정한 소유자가 된다.

지난 26일 공식 출범한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자문위원인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블록체인ers 문영훈 대표는 스티밋에 대해서 “블록체인 기반 SNS의 시초로서 블록체인의 응용 가능성을 크게 넓힌 어플리케이션이다. 특히 글쓴이가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중개인 없이 P2P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장점 극대화 

중개인이 없다는 것은 블록체인(Blockchain)시스템의 핵심이다. 블록(Block)은 모든 거래내역, 거래 요약본, 직전 거래의 블록정보 등이 암호화 과정을 거쳐 하나의 덩어리로 가공된 것이다.

암호화한 블록에는 모든 거래내역과 직전 거래의 블록이 포함돼있어 블록들은 사슬(Chain)처럼 연결된 모습을 띈다. 한 블록의 데이터가 변하면 암호화 과정 때문에 이전의 블록 데이터도 달라진다. 따라서 블록을 조작하려면 이전의 거래내역을 조작해야 하고, 이러한 조작과정은 사슬을 끌어내리듯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중개인이 없어도 다수에 의해 신뢰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젠 흔한 얘기가 됐지만 블록체인은 해킹 위협에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소 1달러를 보장하는 시스템

가상통화의 문제 중 하나는 통화가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통화가치가 폭락하면 스티밋의 유저는 급감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스티밋은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s, SBD)라는 명칭의 가상통화를 동시에 운영한다. 스팀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상화폐로 다른 가상통화처럼 외부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스팀파워는 플랫폼 내부에서만 이용되는 가상통화로 일종의 영향력 지표다.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스팀달러는 스팀의 파생상품으로, 스팀처럼 외부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특히 스팀은 플랫폼을 통해 스팀달러를 스팀으로 변환할 수 있는데, 변환을 신청하면 스팀달러는 시세에 상관없이 미국달러 기준 1달러의 시장가치의 스팀으로 교환된다. 이는 스팀과 스팀달러의 가치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구매자들은 스팀달러의 가격이 스팀보다 낮아지면 스팀달러를 스팀으로 교환해서 최소한의 가치(스팀 개당 1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만약 스팀달러의 가격이 스팀가격보다 높을 경우에는 투자자 판단으로 거래소에서 팔면된다.  

▲ 스티밋 게시물에 대한 일일 최대 보상은 28일 기준으로 약 912.7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스티밋 이용자 @segyepark

또한 스팀달러는 발행 수를 스팀 대비로 제한하여 가치를 보존한다. 스팀달러는 미국달러 기준 전체 스팀 가치(시가총액)의 10%만 발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스팀달러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스팀달러의 발행 수는 줄어든다. 스티밋 이용자 @km****은 스팀달러가 자국 통화를 일정 비율에 따라 타국통화 교환할 수 있는 통화태환성의 장점과 위조나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장점 등을 보유하고 있는 화폐이므로 “다른 코인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돼 있다”라고 말했다.

스티밋, 블록체인에 있는 '대리인'이란

앞서 스티밋에선 글을 게재하고 추천을 많이 받은 일반 참여자들에게 가상통화 '스팀'을 지급한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스팀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스팀은 블록체인 시스템아래에서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채굴된다. 다만 비트코인과 다른점은 채굴만 전문으로 하는 '대리인'이 있다는 것이다.

스티밋은 가상통화 '스팀'을 채굴하는 가칭 '대리인'의 숫자를 20명으로 제한한다. 그리고 대리인 대기자로 80명을 항시 임명해 둔다. 대기자를 합쳐 대리인(대기자포함) 총 100명은 스티밋 참여자들의 투표에의해 선정된다. 대리인들은 채굴한 스팀에 대해 10%의 소유권을 갖게되고, 스티밋에 영향력이 있는 대주주들이 나머지 15%에 소유권이 있다. 나름 노동력과 대리인 선출방식 등 민주적 절차를 따르고 있는 것이 스티밋이지만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없는것 만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티밋이 적용한 알고리즘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스티밋 '채굴 대리인제도'는 검증해봐야" 

스티밋은 알고리즘에 ‘대리인 증명(Delegate Proof of Stake, DPoS)’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본래 DPoS는 비트코인 등에 적용된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의 대안으로 나온 방식이다. 가상통화는 블록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보상으로 주어진다. 블록을 생성하려면 일련의 증명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이것이 곧 채굴(Mining)이다.

비트코인에 적용된 PoW는 답을 찾아낼 때까지 반복해서 값을 입력하는 일종의 ‘주먹구구’ 방식이다. PoW 방식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상통화 전문매체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가 산출한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소모되는 전력량은 홍콩의 2014년 전기소비량인 42테라와트(TWh)에 맞먹는 44.5테라와트(TWh)로 추정된다.

▲ 스티밋에 올라온 전체 게시글의 카테고리 통계.(27일 기준) 사진 태그를 부착한 게시물이 많다. 한국인 커뮤니티 태그(KR)가 붙은 글은 98474개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스티밋 이용자 @arcange (대기 대리인)

스티밋에 적용된 DPos는 유저가 20명으로 구성된 대리인을 선출하고 채굴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주주가 경영인을 선정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일반 기업처럼 대주주에게 위임되는 것이 아니라 투표권처럼 모든 개인이 대리인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스티밋은 20명의 대리인을 선출하고 80명의 대기 대리인을 둔다. 당선된 대리인은 유저를 대신해서 블록을 채굴하고, 채굴된 블록은 이용자들의 활동내역에 따라서 분배된다.

Dpos의 가장 큰 문제는 대리인이 담합할 경우 플랫폼의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가상통화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지난해 8월 SNS 레딧을 통해 “DPos는 이용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해야 한다. 대리인은 너무 적고 사람들은 반드시 누군가를 믿어야만 한다. 블록체인 특성(참여자 상호 인증)상 대리인(20명) 중 51%의  대리인이 서로 담합할 경우를 대비했는가?”라고 말하고 과반수가 넘는 대리인이 담합할 경우 블록체인의 암호화도 오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문 대표는 “DPoS 방식은 유저들이 나 한명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투표하지 않으면 (독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돈을 주고 투표권을 거래할 수도 있는 문제도 있다” 라고 말하며 DPoS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