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현우 기자]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린 이후 LG전자가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LG전자 측은 추측성 보도라고 해명했지만 유통사들과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시각) LG전자가 미국 소매업자들에게 보낸 문서를 인용해 “LG전자가 최근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세탁기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고 이를 미국 소매업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LG전자가 세탁기와 건조기 등에 각각 최소 50달러씩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보호주의 조치들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데이비드 맥그리거(David MacGregor) 롱보우 리서치(Longbow Research)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가격 인상을 예상했지만 LG전자가 이처럼 신속하게 대응한 점은 놀랍다”면서 “다른 선택권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미국 가전 유통업체 앱트의 일렉트로닉스 관계자 말을 인용해 "LG전자로부터 가격 인상에 관한 메모를 받았지만 가격 인상 폭이 50달러 이상이 될지, 아니면 그 이하일지는 적시돼있지 않았다"면서 “수일 내 LG전자의 확실한 지침이 전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 가격을 인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LG 측은 26일 “결정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맞지만 세이프가드 발효에 따른 최종 피해는 미국의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입는 점을 고려하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LG전자는 유통사들에 논의차원에서 제품 물량 운영, 프로모션 등의 내용을 쪽지로 건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LG전자는 부과되는 관세만큼 가격을 파트너 사들과 협의할 의향은 있지만 가격 인상과 관련된 내용은 외신들의 추측성 보도”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각)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렸다. 앞으로 3년 동안 수입산 세탁기 가운데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첫 해 20%, 이듬해 45%, 3년차에는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