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자동차 회사들이 차를 만들 때 의외로 신경을 많이 쓰는 부품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 유리창이다. 우리는 자동차를 유리창을 통해 안전운전 요소를 파악하기도 하고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매일 들여다보는 유리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여러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자동차에 흔히 사용되는 유리는 앞 유리창과 측면 유리창, 뒷 유리창 이렇게 3부분으로 나뉜다. 물론 차량 옵션에 따라 선루프가 추가될 수 있다. 이렇게 부분마다 달리는 유리창의 유리는 특성마다 다르다.

자동차 유리는 일반 유리와 다르게 ‘강화유리’로 돼 있다. 강화유리는 사고가 났을 때 매우 잘게 부서지는 특징이 있다. 일반 유리보다 깨질 위험도 적기도 하다. 강화유리를 부착하는 것은 차 사고 시 깨진 유리가 큼직하면 2차 상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모든 유리는 강화유리로 돼 있지만, 독특하게도 앞 유리창은 사고 시 깨져도 분리가 잘 안 된다. 마치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처럼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지 않는다. 이는 앞 유리창이 ‘접합유리’이기 때문이다. 접합유리는 강화유리보다 파손 시 파편 발생 가능성이 작다. 파편이 더욱 적게 분산되도록 비산방지필름이 붙여져 있어서다. 앞 유리만 접합유리로 만들어 둔 이유는 잘게 부서진 파편이라도 직접 맞으면 상해를 입을 수 있고, 갑작스레 앞 유리가 깨지더라도 운전자가 조금이나마 자동차를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반면 측면 유리창은 일반 강화유리를 쓰는데, 이는 측만 사고 발생 시 커튼 에어백이 내려와서다. 커튼 에어백이 측면 유리창 전체를 막아주기 때문에 1차로 날아오는 유리 파편들을 모두 막아준다. 물론 일부 차종은 측면 유리창에도 어쿠스틱 라미네이드(Acoustic Laminated)라는 접합유리를 쓰기도 한다. 측면에 접합유리를 쓰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이중 유리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리에 찍혀 있는 마크는 무엇인가? 유리에 찍힌 마크를 보면 기본적으로 자동차의 회사명이 있고, 자동차 전용 유리 인증 마크가 표시돼 있다. 여러 인증 마크가 붙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차가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다 보니 다양한 나라의 안전성 인증을 받아서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문구 중 ‘Tempered’가 강화유리, ‘Laminated’는 접합유리를 뜻한다. 앞서 언급한 어쿠스틱 라미네이드의 ‘Acoustic’ 단어가 붙어있다면 외부 소음 차단 기능이 있다는 뜻이다. 유리에 표시되어 있는 문자 중 ‘AS1’은 앞 유리를 뜻한다. 측면 유리는 ‘AS2’이고, 선루프는 ‘AS3’이다. 이 표시 옆에 붙어 있는 일련번호는 유리 두께와 색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N505’라고 적혀 있다면 1은 유리창 색상을 의미하고, 5는 두께인 5mm를 뜻한다.

유리에도 타이어처럼 제조 연월이 있는데 유리 마크 맨 아래에는 점이 찍혀있으며, 가운데 숫자가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숫자는 생산 연도를 나타내고 점은 제조 월을 나타내는데, 읽는 방법은 12에서 점의 숫자를 빼면 된다. 예컨대 유리창에 ‘17··’이라고 쓰여 있다면 12에서 점 2개를 빼서 2017년 10월에 생산된 유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유리창 제조 연월 확인을 통해 중고차 사고 여부 식별도 가능하다. 2015년식 차량 유리에 ‘17··’이라고 적혀 있다면 사고로 인해 수리했다는 것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