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폭풍우> J. M. 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서울셀렉션 펴냄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르 클레지오는 200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여러 번 한국을 찾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1년간 석좌교수로 지냈다. 어린 시절부터 군의관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를 비롯 많은 나라에 머물렀던 그는 한국을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방문했는데, 한국에 대해 “한 번도 주변국을 침략한 적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007년 제주도를 찾았으며 <폭풍우>는 제주 우도의 해녀들에게 바치는 소설이다. 서로 다른 듯하지만 닮은 두 편의 노벨라(중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폭풍우’는 베트남전쟁 종군기자 출신의 필립 키요와 해녀 엄마를 둔 혼혈 소녀 준의 이야기다. ‘신원 불명의 여인’은 성폭행의 결과로 태어난 소녀 라셸이 가족에게 버림받고 방랑하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전쟁, 폭력, 인종차별 등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외견으로는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현대의 문명화된 도시에도 전쟁터와 같은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