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중국에서 사드여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와 신차투입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6% 급감했지만,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차와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성적이 선방했다.

올해 역시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맞춤형신차와 친환경차를 주력모델로 삼을 계획이다.  연초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중국 판매목표를 90~100만대로 잡고 주력 판매모델을 교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2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은 모두 114만5012대로 2016년보다 36.1% 줄었다.

그러나 개별 모델로 보면 올 뉴위에동, 위에나, 루이나, 올 뉴 포르테, 페가스 등 현지 소비자에 맞춘 준중형·소형 신차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3월 현대차가 내놓은 준중형급 ‘올 뉴 위에동’은 같은 해 12월까지 모두 2만702대가 팔렸다. 기존 구형 모델까지 더한 총판매량은 4만317대다. 2016년(2만1092대)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

현대차가 2016년 10월에 출시한 소형차 ‘위에나’는 2016년 말까지 월평균 1만3000대 이상 팔렸다.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 등으로 지난해 4월 2862대까지 판매량이 추락했다. 한·중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든 10월 이후 에는 월 판매 1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9월 경제성을 앞세워 현대차가 선보인 소형 신차 ‘올 뉴 루이나’는 12월까지 4개월 동안 2만7069대나 팔렸다. 특히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8896대로 2016년 7월 구형 루이나가 1만957대 팔린 이후 최다 월 판매 실적이다.

현대차가 위에나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데 이어 기아차도 판매 회복세를 띄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해 10월 준중형 시장에 내놓은 신차 ‘올 뉴 포르테’도 연말까지 3개월 동안 606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총 3093대가 팔려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이 3000대를 넘었다.

기아차가 지난해 9월 투입된 소형 페가스 역시 4개월간 1만612대 팔리며 소형차 판매 호조에 힘을 보탰다.

친환경차도 현대·기아차의 실적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각각 2034대, 4096대 팔리며 중국시장 내 하이브리드 모델 전체 판매량을 전년보다 3.7배로 불렸다.

현대·기아차는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엘란트라 EV’와 ‘쎄라토 EV(현지명 화치 300E)’ 등 신형 전기차까지 투입했고, 향후 다양한 차급에서 전기차와 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8월 중국 제품 전담조직인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하며 중국 현지 특화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지난해 (중국시장) 위기는 굉장히 심각했지만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연구소 조직을 중국으로 옮겨 현지인 관계자를 다수 채용하는 등 현지특화 전략의 계기가 됐다. 올해나 내년부터 효과가 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