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도시바의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업공개(IPO)를 고려할 수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나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IPO라는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컨소시엄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2위 도시바 메모리를 2조엔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컨소시엄과 도시바의 계약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등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 계약이 오는 3월까지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가 깐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를 산업의 쌀로 규정한 중국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경우 플랜B로 거론되는 것이 IPO다. 주로 도시바 주주들이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의 기업가치를 저평가했다고 본다. 이에 데미안 통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협상력이 낮아졌을 때 매각 계약이 진행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도시바 주주들의 주장과는 무관하게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인수전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3월까지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도 도시바가 최대 6월까지 데드라인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바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한미일 연합과의 계약이 최고의 옵션"이라고 밝혔다.

도시바의 자기자본이 3월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이러한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시바가 세금혜택을 받기위해 원전 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WH)의 채권과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3월 결산에서 이번 분기 법인세 부담이 4400억원이 줄어들게 되며, 한미일 연합과의 계약이 늦어져도 재무적 측면에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