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큼 다가섰다.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김 회장과 최범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 대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 최종 후보 3명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PT)과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김 회장을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연임이 확정되면 김 회장은 2021년 3월까지 앞으로 3년 더 하나금융지주의 회장직을 맡게된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 2015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미 예견됐던 회추위 단독 후보추천 

금융권에서는 이날 하나금융의 김정태회장 3연임 발표에 대해 ‘예상대로’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금감원은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하나금융의 주요 경영진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하나금융에 회장 선임절차 연기를 권고하는 공문을 보낸바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이지않고 인터뷰를 강행한 후 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 쇼트리스트(3명)를 발표했다. 최종 후보군에는 김 회장과 함께 2명의 금융권 인사가 포함됐지만 김 회장의 3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시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예상대로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확정지었다”면서 “그동안 최 전 대표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다 들러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연임 가는길...금감원 조사 변수될 수 있을까   

하나금융 회추위가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금융당국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결정나면 적격성 심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과 관련된 금융당국의 조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1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감원에 김 회장과 함 행장에 대한 비위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2가지다. ▲아이카이스트 부실·특혜 대출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재원이었던 이상화 전 본부장 승진 인사 개입 등이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시작한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검사서 하나금융을 배제하는 등 하나금융 회추위가 종료되기 전까지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회추위 종료 후 진행 중이었던 조사를 마무리 짓는 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회추위 결과가 곧 회장 선임 주총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김 회장이 연임을 한다해도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하나금융 역시 중대한 CEO리스크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금융권 CEO가 금융당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며 임기를 채운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