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지난 14일 주말 저녁 갑자기 울린 재난문자 알림에 스마트폰을 보니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발령’라는 메시지가 와있었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다지만 ‘재난’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편의점마다 이어진 보건용 마스크 매진은 ‘유난스럽다’는 인식의 마스크가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으로 긍정적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 지난 14일 미세먼지 긴급재난문자.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특보는 2017년 1월부터 3월 기준 작년 41회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85회가 발령됐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 잦아진 초미세먼지 특보와 더불어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를 기점으로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다. 이에 보건용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수요 또한 증가했다.

다음은 국내 주요 마스크 제조업체인 유한킴벌리가 전국 거주 20~40대 여성 1700여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다.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 41%로 가장 많았고, ‘몸이 아픈 사람’이라고 답한 사람은 23%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혼자만 유난스럽다’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 유한킴벌리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출처= 유한킴벌리

 

미세먼지가 적은 날에도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10대와 20대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유명 연예인들이 입은 롱패딩과 맨얼굴을 가리기 위해 착용한 보건용 마스크가 ‘연예인 패션’이란 이름으로 유행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보건용 마스크가 개인위생 목적을 넘어 패션용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많이 착용해 일명 연예인 마스크라 불리는 일본 브랜드 ‘피타마스크’는 색상과 스타일뿐만 아니라 99% 미립자 차단, UV 98% 차단 등 기능성을 더했다. 피타마스크는 5000원에서 7000원대로 일회용 마스크다. 일반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가 1000원에서 3000원대인 것과 비교해 피타마스크가 고가임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패션과 기능성 더한 제품 출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에서도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3월과 5월 패션과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선보였다. ‘크리넥스 가습촉촉마스크’와 ‘크리넥스 스타일 블랙 마스크’다.

크리넥스 가습촉촉마스크는 이름 그대로 가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스크다. 제품에 동봉된 수분용 패드가 마르고 건조한 목과 코를 촉촉하게 해준다.

크리넥스 스타일 블랙 마스크는 평소 패션에 민감해 흰색 마스크 사용을 꺼리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 블랙 색상으로 제작했다. 일반면 마스크와 달리 필터가 내장돼 있고 자외선을 99%이상 차단해 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마스크를 하나의 패션 소품으로 활용하거나 자외선 차단을 위해 사용하는 등 마스크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이번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유한킴벌리 '크리넥스 스타일 블랙 마스크', '크리넥스 가습촉촉마스크'. 출처= 유한킴벌리

 

이 밖에도 유한킴벌리는 어린이들의 생활습관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고 환경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는 동화책 ‘우당탕탕 봄소풍’을 발간했다. 이후 ‘찾아가는 어린이 동화 교실’을 운영하며 보건용 마스크의 가장 본질적인 목적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 시장은 지난해 기준 700억원이었고 2015년부터 매년 30%정도 성장하고 있다”면서 “수요가 커지는 만큼 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패션과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선보였듯이 앞으로도 변해가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