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제 48회 세계경제포럼(Would Economic Forum, WEF)이 23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다. 이른바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이 행사에서는 각국의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을 모색한다. 이번 의제는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의 미래 창조하기 (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다.

올해 포럼에서는 세계가 공동으로 번영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자국우선주의 탈피 ▲지속성장 가능한 경제 구축 ▲신 글로벌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논의사항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WEF의 회장 클라우드 슈밥(Klaus Schwab)은 이번 포럼에 대하여 “편협한 이익을 뛰어넘어 인류 전체의 운명을 걸고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언급했다.

다보스 포럼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출처=WEF

WEF는 이러한 의제와 논의사항이 나온 배경으로 먼저 세계 경기 회복 지속 여부와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제시했다. IMF에 따르면 2018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7%로 2017년 7월 전망치 3.6%보다 1%p 상향 조정되었다. 그러나 WEF 측은 정책을 통한 대응이 없다면 향후 10년간의 세계 잠재 성장률은 최근 5년 2.5%보다 0.2%p 하락한 2.3%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적 불균형도 의제가 등장한 배경 중 하나다. WEF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 미만이 차지하는 세계 자산의 비중은 2013년 41.0%에서 2017년 45.9% 증가하였다. 또한 2017년 성별 격차 지수는 0.68 (0은 차별, 1은 동등)로 여성의 경제와 정치 참여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EF측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해 국가간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주목했다. WEF에 따르면 세계 보호무역 조치 건수는 2006년 2855건에서 2017년 3383건으로 약 18% 증가하였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에 각종 세계기구 및 협약에서 탈퇴했다. 지난해 1월에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했다. 6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은 미국 노동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준다”라고 밝히며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10월에는 유네스코도 탈퇴했다. 유네스코 탈퇴 당시 미 국무부는 “반 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에 WEF 측은 새로운 협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11개의 추진 과제를 내세웠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포괄적인 성장 방안 모색 ▲대체 가능한 자원에 대한 지속 개발 ▲세계무역기구(WTO), 전자무역플랫폼(eWTP) 등의 지원을 통한 국제 금융 활성화 ▲무역 촉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 확대 ▲미래의 제조 및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글로벌 협조 강화 등이 있다.

4차혁명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의 가이드라인 제시 ▲가장 가치 있고 가장 취약한 기술에 대한 정의 ▲기술 격차(Skills-Gap)를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이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포럼 측은 14개의 계획을 내세웠다. 주요 내용으로는 ▲소비 ▲디지털 경제 및 사회 ▲에너지 ▲환경 및 천연자원 안보의 ▲금융 및 통화 시스템 ▲식량 안보와 농업 ▲건강과 헬스케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국제 무역과 투자 ▲교육, 성 역할, 직장 등이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이버 위험 관련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WEF는 ‘2018년 세계 리스크 보고서’에서 사이버 공격을 위험 발생 가능성 3위로 정했다. 이는 기상 이변과 자연 재해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또한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은 물 부족 위기 다음으로 높은 6위로 정했다. WEF는 사이버 범죄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 평균 비용이 2013년 720만 달러에서 2017년 1170만 달러로 약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11대 과제에는 ▲기후 도전 과제 충족 ▲성차별 해소 ▲100세 로드맵 구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WEF의 의제 설정에 대해 한국이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할지에 대한 귀추도 주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 '2018년 다보스 포럼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통해 다보스에서 발의된 의제에 한국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공공행정(governance) 전략을 수립하여 한국에게 유리한 국제질서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와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R&D 투자에 대하여 세액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사회에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약 3000명 이상의 정재계, 국제기구 등의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의 포럼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다.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2000년의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여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최태원 SK회장, 황창규 KT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