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노믹리뷰=박희준 기자·공동취재단]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경의선 육로로 방남해 서울을 거쳐 강릉에 도착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공연시설 3~4곳을 둘러보고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객석의 규모 등을 확인한다음 북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현송월 단장 일행의 방남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을 하기로 한 남북 실무접촉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초 20일인 방남일정은 북한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사정에 따라 하루 연기됐다.

북한은 지난 19일 남북고위급회담 북측단장 리선권 명의 통지문을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장관 앞으로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점검단 파견과 관련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 하는  7명의 대표단을 20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파견하며, 체류 일정은 1박2일로 한다고 통지했다.

현송월 단장은 김정일 정권의 대표적 예술단체인 보천보전자악단의 성악가수다. ‘준마처녀(잘 달리는 말처럼 일 잘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 ‘미래가 아름다워’, ‘휘파람 총각’ 등의 북한 최고 히트곡을 불렀다. 모란봉악단은 2012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지시해 창단된 ‘걸그룹’으로, 현송월은 초대 단장이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 단장 일행은 이날 오전 8시 57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9시 2분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전 9시 17분쯤 필요한 수속을 마치고 차량을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이어  10시 50분 서울역을 출발한 KTX를 타고 낮 12시 46분쯤 강릉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CIQ에서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한 정부합동지원단의 이상민 국장과 지난 15일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에 나가 현 단장을 만난 한종욱 통일부 과장 등이 이들을 맞았다. 

경의선 육로가 열린 것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처음이며,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가 남측을 방문한 것도 현 단장 일행이 처음이다. 

현송월은 짙은색 코트에 화려한 모피 목도리를 했다. 왼손 약지에는 반지를 끼고 있었다.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역에 도착한 북측 점검단 주위로 수백 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시민이 몰려들면서 현장이 극도로 혼잡했으나 현송월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강릉행 KTX로 향했다. 그는 ‘방남 소감’ 등을 묻는 현장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만 띤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현 단장 일행은 강릉의 한 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올림픽 전야제 공연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는 강릉 아트센터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황영조 체육관부터 들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