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전 세계인의 관심이 강원도로 집중되고 있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라는 대의명분과 더불어 남북한 화합의 장으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서 동계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하는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 사진=올림픽 조직위원회

"분위기 살려라!"
동계 올림픽이 다가오며 기업의 마케팅 전쟁도 불을 뿜고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행보가 심상치않다. 롯데는 평창 롱패딩의 열풍에 이어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평창 스니커즈를 판매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으며 신세계는 이마트에서 미국 향수 전문 브랜드 데메테르와 협력해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느낌을 담은 차량용 방향제를 선보였다.

오뚜기는 진라면 골드에디션 이벤트를 통해 동계 올림픽 입장권 등을 증정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금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카드는 비자카드와 협력해 동계 올림픽 관람객을 위한 비자 롯데카드 웨어러블 카드를 출시했다.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태극기 등을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우리카드도 동계 올림픽 한정판 카드를 공개했고 여신금융협회는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기부협약을 체결했다.

동계 올림픽 무선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했다. 6.3형의 베젤을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S펜, 최고 성능의 듀얼 카메라 등 갤럭시노트8의 최신 기능을 모두 담았다.

▲ 출처=삼성전자

겨울을 상징하는 샤이니 화이트 색상과 올림픽을 상징하는 금색의 오륜기 디자인을 입혀 에디션 기능에도 방점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조직위원회가 SK하이닉스 이천 M14공장 외벽에 대형 동계올림픽 홍보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동계 올림픽 반도체 부문 공식 스폰서다.

각 기업이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라는 상징성을 활용해 마케팅에 나서며 서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이 김연아 선수와 함께 제작한 광고 영상이 앰부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이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하며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최근 동계 올림픽 관로 철거 논란을 기점으로 두 회사의 악감정이 점점 심해지는 분위기다.

▲ 출처=SK하이닉스

성화봉송도 빠질 수 없다
성화봉송은 대회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공식행사이자 전 국민의 참여 속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성화봉송로를 따라 펼쳐져 있는 대한민국만의 특별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고, 올림픽 유산으로 남긴다.

총 7500명의 성화봉송 주자가 전국을 달리고 있으며 거북선, 로봇, 요트 등 다양한 방식의 송화봉송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성화봉송이 가지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별도의 공식 스폰서도 있다. 노스페이스와 현대기아차다. 성화봉송 프리젠팅 파트너로는 코카콜라와 삼성, KT가 이름을 올렸다.

성화봉송 주자로 재계 핵심인물이 나서기도 한다. 황창규 KT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성화를 들고 달려 화제를 모았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소위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주자로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성화봉송에 나선 조 전 부회장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황장규 KT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두 최근 검찰수사를 받았거나, 혹은 받는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등장이 기업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중을 자극해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했다는 부작용도 제기된다.

동계 올림픽? ICT 올림픽!
많은 ICT 전자, 통신기업은 동계 올림픽의 안정적인 운영지원과 중계로 자신들의 ICT 본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 KT가 있다. 5G 상용화를 위한 전사적 행보에 돌입한 KT는 5G 빌리지 사업과 현장 와이파이 인프라 확충, 기가지니를 활용한 다양한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3일 KT는 광화문광장 성화봉송에서 어가행렬, 5G 커넥티드카, 드론, 혼합현실(MR) 등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이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특히 드론이 밤하늘을 날아 성화를 봉송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는 후문이다.

5G를 중심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다양한 중계방식을 고민하는 곳도 많다. 특히 인텔이 트루VR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전망이라 눈길을 끈다. 최근 CPU 게이트에 휘말려 치명적인 보안 이슈를 노출한 상태에서, 인텔의 한 방에 시선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동계 올림픽의 클라우드 인프라 핵심에 IBM이 있으며, IBM의 존재감도 중요하다고 본다.

▲ 출처=KT

네이버와 카카오 등 다양한 ICT 포털 플랫폼 기업들도 모바일 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상 최대의 트래픽이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동계 올림픽 모바일 중계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막판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각각의 미디어 플랫폼을 가동해 통신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탈 TV' 시대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VOD 시장의 확대로 확인되지만, 이제 '본방사수'의 시대는 끝났다. 언제 어디서나 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며 OTT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청 사용자 경험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CT 포털 플랫폼 기업의 도전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상파 방송사도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주춤하고 있는 UHD 방송 중계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5대 광역시와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원주 지역에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이 서비스된다. 지상파 3사는 동계 올림픽 주요 종목을 UHD 분담 중계하기로 결정했으며 유료방송 재송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