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 후 하루 이틀 내에 물건을 받고 싶어하는 온라인 구매자들 때문에 공항의 화물 터미널에는 배송 물건이 산 같이 쌓여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온라인 기업들이 물건을 빨리 받아보려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발송하는 물건이 많아 짐에 따라 화물칸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항공 화물 요금이 오르고 아마존 같은 회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항공 화물은 쇼핑의 피크가 시작된 지난 11월에 전 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9% 늘어났고, 항공 화물 요금은 11월에 연간 17% 상승했다. 화물 데이터 제공업체인 월드ACD에 따르면 금융 위기 이후 최대 인상폭이다.

원인은 두 가지다. 온라인 쇼핑객들은 스마트폰에서부터 종이 타월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을 빨리 받아 보기 원하기 때문에, 일반 여객기나 화물기들은 예전 같으면 화물선, 기차, 트럭으로 실을 물건까지 비행기에 싣고 있다. 또 한가지 요인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으로 자동차이나 제조업 부품에 대한 장거리 항공 화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지난 수 년 동안 비행기 화물칸을 차지하려는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아마존은 자체 화물 항공기를 출범시켰고 화물 항공사들은 낡아 사용하지 않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항공 화물 선적을 예약하는 일을 돕는 샌프란시스코의 플렉스포트(Flexport Inc.)의 항공화물 담당 책임자인 닐 존스 샤는 "고객들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접촉을 가동해 항공기에 물건을 실으려고 애원할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 년간 시장이 개선되면서 2018년에는 항공 화물의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보잉사의 상업용 항공기 시장분석 책임자 톰 크랩트리는 "2018년의 산업 활동과 무역 전망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아마도 4~5%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사와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항공화물 운임을 끌어 올렸다. 그동안 항공 화물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던 반도체 선적이 늘어난 것도 화물 공간을 더 비좁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장난감, 의류 등을 파는 일반 제조 업체들까지 배송 기간을 단축하고 소매 재고를 제 때 채우기 위해 비행기에 물건을 싣고 있다.

이틀 안에 전자 상거래 주문 물건을 받는 것에 익숙한 쇼핑객들 때문에 개 밥과 스파게티 소스와 같은 물건도 공항 화물 터미널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세계 최대 물류 운송업체 UPS 항공 사업부의 짐 메이어 대변인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넘는 화물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과 애틀란타와 같은 주요 허브에서의 항공 화물 급증으로 인한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소매업체와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화물을 보내는 회사들은 디트로이트나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 같은 도시의 공항을 통해 화물을 우회 운송하기도 한다.

항공 화물 회사 임원들은 글로벌 화물 운송에서 항공 화물이 차지 하는 비중이 현재 수준인 2% 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대개 해상보다는 항공 화물을 이용하는 생화(生花)나 가전 제품과 같이 값이 비싸고 시간에 민감한 품목은 항공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DHL과 아마존의 화물 운송을 대행하는 항공 화물 운송 전문회사 에어 트랜스포트 서비스 그룹(Air Transport Services Group Inc., ATSG)의 조 헤테 CEO는 “전자 상거래 주문 물품들이 빠른 배송을 원하기 때문에 항공 화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2018년 이후에는 수익이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출처= 아마존

아마존은 DHL, UPS 및 FedEx를 통해 상품을 운송하지만 선적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자체 항공기 운영도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5년 ATSG와 계약을 체결하고 대형 고객센터와 가까운 공항까지 가는 화물 비행을 시험했다. 이후 세계 최대 항공화물 운송회사 중 하나인 아틀라스 에어 월드와이드 홀딩스(Atlas Air Worldwide Holdings)가 추가 제휴 업체로 참여해, 이 두 회사가 2018년 말까지,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Amazon’s Prime Air)라는 간판을 달고 미국을 운행할 보잉 767-300 제트기 40대를 화물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현재, 가장 빠른 프라임 배달 서비스를 위해 약 30 대의 제트기 편대를 운용하고 있다. 전용 제트기 덕분에 아마존은 2일 배달 보장 주문 시간을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6시에서 오후 11시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또 보잉 767에 사용되는 항공 화물 컨테이너의 디자인을 재편해 낭비되는 공간과 선적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신시내티 국제공항에 100 대의 제트기가 이착륙할 수 있 자체 화물 허브를 건설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첫 단계 운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 화물의 급증으로 DHL 익스프레스의 미국 허브에서는 최근 야간 교대 근무가 부쩍 늘었다. 수천 개의 포장 물품이 다단계 비디오 게임 장면처럼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휙휙 지나간다. 지게차가 산업 기계와 같은 부피가 큰 품목이 실린 팔레트를 부지런히 적재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활주로에서 화물기로 향하는 컨테이너에 포장 테이프를 감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휴가 시즌 중 가장 바쁜 날이었던 12월 20일에는 처리양이 전년 보다 11% 증가했다.

DHL은,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1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진 2017년 휴가시즌에 물동량이 26%의 증가할 것을 예측하고 최근 공항에 16개의 게이트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