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에 운트 죄네의 SIHH 2018 살롱 전경. 출처=SIHH

[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어딜 가든 꼭 그런 애들이 있다. 얼굴도 예쁜데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성격도 좋은 애. 랑에 운트 죄네가 그렇다. 얄미울 정도로 흠잡을 데가 없다. 먼저 디자인. 랑에 운트 죄네의 시계는 과하지도 심심하지도 않다. 자칫 어수선할 수도 있는 컴플리케이션 시계도 깔끔하게 완성하고, 바늘 단 두 개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랑에 운트 죄네의 시계에선 우아함과 기품이 느껴진다. 다음으로 기술력. 60개가 넘는 인하우스 무브먼트, 수백 개의 부품을 하나하나씩 깎고 다듬는 피니싱 기술, 투르비옹부터 더블 스플릿, 미닛 리피터와 같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노하우 등 랑에 운트 죄네의 기술력은 업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서 브랜드. 랑에 운트 죄네가 어떤 브랜드냐 묻는다면,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 거론되는 랑에 운트 죄네의 별명으로 답하겠다. 랑에 운트 죄네는 ‘독일 시계의 일인자’이자 ‘파텍필립의 유일한 대항마’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랑에 운트 죄네가 2018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따끈따끈한 신상 시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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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시간 기록을 시, 분, 초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트리플 스플릿. 출처=랑에 운트 죄네

랑에 운트 죄네가 랑에 운트 죄네를 뛰어넘었다. 2004년 출시한 더블 스플릿에 이어 올해 트리플 스플릿을 선보인 것. 트리플 스플릿은 두 개의 시간 기록을 시, 분, 초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계식 시계다. 최대 12시간 차이까지 계측이 가능하며 두 개의 기록은 12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 4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8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와 중앙 초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6시 방향엔 시계의 남은 동력을 알려주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가 탑재돼 있다. 직경 43.2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전 세계 100점 한정 제작한다.

 

▲ 오직 한 점 제작하는 1815 오마주 투 발터 랑에. 출처=랑에 운트 죄네

랑에 운트 죄네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를 만들어 지난해 세상을 뜬 발터 랑에를 추모했다. 1815 오마주 투 발터 랑에라 이름 붙인 이 시계는 직경 40.5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장착했다. 랑에 운트 죄네는 금과 플래티넘 같은 고급 소재로만 시계를 만드는 럭셔리 워치메이커로, 매우 한정된 수량으로 제작하는 특별한 시계에만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한다. 발터 랑에가 생전 가장 사랑했던 컴플리케이션인 점핑 세컨드 기능을 탑재했고, 발터 랑에가 태어난 해를 의미하는 L1924 칼리버로 구동한다. 시계의 레퍼런스 번호인 297.078의 297은 발터 랑에의 생일인 7월 29일을 뜻한다.

 

▲ 밤 하늘을 연상케하는 삭소니아 씬. 출처=랑에 운트 죄네

이게 바로 랑에 운트 죄네가 바늘 두 개로 엄청난 존재감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직경 39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 안엔 시침과 분침만 간결하게 탑재되어 있지만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비결은 다이얼에 있다. 코퍼 블루 컬러 다이얼 위에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만 보일 정도로 미세한 크리스털 가루가 뿌려져 있어 마치 밤 하늘 위 별들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다크 블루 컬러의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해 품격을 높였다. 삭소니아 씬은 랑에 운트 죄네 시계 중 가장 얇은 모델로 무브먼트 두께가 단 2.9mm에 불과하다. 얇다고 얕게 봐선 안된다. 최대 72시간의 넉넉한 파워 리저브를 제공해 주말 내내 시계를 풀어놔도 시간을 다시 맞출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