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올해 미국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지 마켓워치는 16일(현지시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원유시장이 유가가 최고 배럴당 80달러에 이를때까지 랠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말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라면서 "저유가가 강한 수요와성장을 낳고 이제는 수요가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2014년과 2015년 공급과잉에다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억제 기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런데 2016년 말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단행함에 따라 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결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지난 12일 배럴당 64.30달러로 2014년 12월(64.77)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69.87달러로 3년 사이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필 플린 분석가는 WTI가 올해 연평균 배럴당 67달러를 기록하고 OPEC의 감산합의가 지속된다면 연말께에는 배럴당 8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린을 비롯한 분석가들이 유가 상승세를 점치는 것은 공급감소와 수요증가가 겹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2월 펴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연평균 원유수요가 2016년에 비해 1.6%증가한 9780만배럴이라고 밝혔다. IEA는 원유수요는 계속 증가해 2019년에는 991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쳐자산운용의 제이 핫필드(Jay Hatfield)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원유 수요는  세계 경기 호조로 하루 100만배럴 증가해 미국 셰일업계의 생산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WTI가 배럴당 60달러에서 70달러 범위에 머물되 상승 리스크가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원유 공급은 계속 줄고 있다. OPEC는 아후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올해 말까지 계속한다. 여기에 OPEC 3대 산유국인 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채무 불이행 위기 등 산유국 정정불안도 원유 공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380만배럴이다.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10월 하루 산유량이 195만 5000배럴로 전년 평균보다 41만 8000배럴 줄었다.

변수는 미국의 산유량이다. 미국은 감산합의에 참여하지 않는 산유국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감산합의에 따른 유가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1일 기준 미국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대비 51만배럴 증가한 하루 1030만배럴을 기록해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일부 전문가는 고유가에 따른 생산증가와 유가하락을 점치기도 한다. 자산운용회사 ETF증권의 투자전략 책임자 맥스웰 골드(Maxwell Gold)는 "투자자 관심의 초점은 생산증가, 수출증가, 미국 저부의 채굴친화 정책이 주도하는 공급증가에 다시 몰릴 것"이라면서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면 유가는 상반기 안에 배럴당 $45~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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