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서온 기자] 지난해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시야가 매우 불투명한 가운데, 주택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매매가는 하락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여파로 올해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93만건 추산)보다 8.6% 줄어든 85만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재테크가 각종 규제로 수익률 전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수익률도 좋거나 환금성이 있는 이색 부동산 투자처에 눈길을 돌려보자. 택지·용지 분양에서 조경수, 물류창고, 지식산업센터, 텃밭까지 부동산 시장의 이색투자처를 알아봤다.

▲ 부동산 시장 이색 투자 종류. 출처=이코노믹리뷰 성병찬 기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젠 ‘나무’로 돈 버는 시대

미국 태생의 작가 쉘 실버스타인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나오는 나무 한 그루는 사랑하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준다. 동화 속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환생이라도 한 듯, 세금을 절약하는 동시에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경樹 재테크’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녹지율이 높은 단지들이 분양에 인기가 높고, 전원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경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주거지역 이외에도 골프장, 대기업 신축 건물 등에도 조경수들이 많이 이용된다.

전국에 녹지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강원도로 녹지율이 84.51%다. 반면 서울은 녹지율이 30.2%로 전국 꼴찌다. 그래서 서울은 청계천 조성과 함께 서울로7017 공원 조성사업, 도시재생 등 공원화에 힘써왔다. 삶의 질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높아짐에 주거공간에서 가까운 곳에서 녹지공간을 찾거나 녹지율이 높은 단지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

전원생활 수요자에게도 ‘조경수’가 인기다. 경기도 양평군의 전원주택에 5년째 거주하는 60대 B 씨는 “처음 양평 전원주택에 들어오면서 좋은 나무를 하나 가져다놔야겠다는 생각에 조경수를 알아봤다”면서 “현재 마당에 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구매했고 그 당시 3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줬다”고 말했다.

조경수를 이용한 재테크, 이른바 ‘삼림테크’는 수익과 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갈수록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림테크를 하려는 투자자는 조경수를 심을 임야를 임대로 구하거나, 직접 매입해 나무를 심고 투자한다. 잘 자란 조경수는 품종과 크기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1그루에 1만~2만원대에서 5000만~6000만원대까지 가격대가 형성된다. 일반 신규 단지에 식재되는 높이 10m 이상의 소나무는 가장 저렴한 것은 100만원대이고, 비싼 것은 2000만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된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도 비슷한 가격대다.

삼림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나무를 상속할 때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 토지와 나무를 동시에 상속하게 된다면 부동산에는 세금이 붙는다. 나무는 과세 거래에는 해당돼 세금이 붙기는 하지만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나무’는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합법적 절세 수단이라는 평가다.

예를 들어 자녀가 태어난 후 야산을 사들여 조경수를 심고 증여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조경수를 심은 당시에는 가치가 낮아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거나 적게 부담한다. 그러나 증여받은 자녀가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는 조경수의 가치는 엄청 높아져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경수가 가지는 가치 증가분에 대해서는 세부담이 없게 되는 것이다. 또 조경수를 심은 산의 가치 역시 동반 상승한다.

20여년 넘는 기간 동안 조경수를 판매해온 업체 관계자는 “조경수의 경우 멀리 보고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조경수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증가하는데, 초기에 드는 투자금이 적고 세금은 없거나 아주 적어 일석이조 최적의 재테크 수단”이라고 추천했다.

◆ 농지·텃밭·농가주택, 자연의 즐거움을 재테크로 ‘승화’

▲ 출처=픽사베이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주거와 전원생활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농지 투자도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양평, 가평 등의 경기도 등지와 지방 농촌도시의 전원주택, 세컨드하우스(본래의 집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휴가나 주말 동안 휴양을 목적으로 지방이나 도시 근교에 마련하는 주택)와 텃밭, 농지 등이 재테크 대상이다.

농지와 텃밭매매의 경우 전원주택이나 주말 농장 등을 고려하는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으며, 도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이 가능하다. 농지를 비롯해 텃밭만 개별적으로 매매하거나, 전원주택 또는 창고, 농지 이외 나대지와 함께 매입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산간지역인 강원도를 비롯해 충청남도, 경상북도, 해안가를 끼고 있는 전라남도, 전라북도 일대 지역에 텃밭과 농지, 전원주택이 자리 잡고 있다.

위치와 규모면에서 투자금 또는 매매가는 역시 크게 차이가 난다.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농가주택의 경우 대지면적 462㎡(140평)로 부수토지 330㎡(100평) 정도는 텃밭으로 이용이 가능하고, 거주가 가능한 집과 창고가 포함돼 있다. 매매가는 7000만원대다. 수도권에 인접한 텃밭 매물의 경우 매매가는 더 높아진다. 용인시에 있는 토지면적 1800㎡(544평), 거주할 수 있는 전용면적 82㎡(25평)의 매물은 매매가 5억원대에 시장에 나와 있다.

홍천군 일대에 자리 잡은 농가주택은 거주가 가능한 92㎡(28평) 규모의 전원주택에 2300㎡(700평)의 토지를 포함해 4억원대에 거래됐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전원주택은 대지와 밭을 포함해 1300㎡(400평), 거주가 가능한 전용면적 112㎡(34평) 집이 있으며, 3억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텃밭매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용인시 기흥구 일대 W부동산 관계자는 “이천과 여주 등 서울 도심지역 접근성이 좋은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텃밭(농지)이 있는 주택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꾸준하다”면서 “최근 정부의 주택 규제가 심화되고 있어 규제의 영향도 덜 받으면서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어 농가주택 부동산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 간선·고속도로 옆 ‘알짜’ 물류창고와 지식산업센터

▲ 출처=픽사베이

고속도로 진입로와 진출로 인근 부지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는 ‘물류창고’가 부동산 매물로는 안정적이면서 수익률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일대나 고속도로 인근 물류창고는 일반 나대지를 활용해 창고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며, 다양한 대기업 업체들의 수요가 커 창고 수요도 꾸준하다.

서울 남부 순환로 인근 물류창고 매물은 경부‧영동‧중부 고속도로와 진입이 수월하고 기타 국도와 지방도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공실률이 낮으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부고속도로 인근 물류창고 매물은 수원 삼성전자와 기흥IC, 동탄IC 등 서울 진입에 수월하고, 판교, 분당과 가까워 최고 입지를 자랑한다. 또 인근 주거지를 배후로 일하는 인력을 구하기도 쉽다.

물류창고 위치와 규모에 따라 매매가는 천차만별이다. 중부고속도로 IC에 있는 한 창고의 경우 대지면적 3만5000㎡, 연면적 1만1000㎡은 단층으로 보증금 3억원, 월 9300만원 임대료를 받으며 현재 대기업이 장기 임대를 하고 있다. 매매가는 170억원대이다.

또 경기도 제2중부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대지면적 1만7000㎡(5300평), 연면적 2만5000㎡(7800평) 창고는 보증금 9억원, 월 1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매매가는 750억원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거주하는 50대 A 씨는 4년 전 고속도로 옆 부지 물류창고를 사들이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대지면적 3만평 정도의 물류창고를 소유하고 있으며, 월 수익은 8000만원이 넘는다.

A 씨는 “수백억에서 천억원대를 넘어가는 큰 규모의 물류창고는 자본금에 턱없이 모자라 불가능했지만, 서울 수도권 내 건물을 한 채 올릴 수 있는 정도의 돈으로 물류창고에 투자를 결심했다”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물류창고의 인지도도 낮아 불모지에 가깝지만 실상은 일반 건물 5층짜리 한 달 임대료보다 3~4배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성 해준부동산중개법인 이사는 “물류창고의 경우 대기업들이 임차해 있는 등 투자 문의가 많은 물건”이라면서 “경기 남부 대도시권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고, 서울‧인천을 비롯해 접근성이 용이한 경우 인근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른 지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간선‧고속도로 옆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도 물류수송이 수월하고 원가 절감효과, 편리한 출퇴근 여건으로 몸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또 지식산업센터 내 제조시설과 오피스시설 모두 상부상조의 수혜효과를 낼 수 있어 주목도가 높다.

지식산업센터를 선정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조건은 주변 도로망이다. 제조시설과 오피스가 혼합된 경우가 다수인 지식산업센터는 간선·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가 인접해 있는 경우 물류비 절감 효과에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토교통부 통계연보 ‘교통부문 수송실적보고’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영업용 화물자동차를 통해 수송되는 국내 화물량은 약 8억9306만톤으로 전체 화물 운송량(17억6129만톤) 약 51%를 차지한다. 특히 물류를 수송할 일이 많은 제조업종들의 경우 도로망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요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은 간선·고속도로가 가까운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의 G밸리(구로·가산디지털단지)는 남부순환로·서부간선도로가 인접했으며,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내부순환로, 동부간선도로가 교차하는 지역이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안양시 인덕원 지역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와의 접근성이 돋보이는 곳이다.

입주 후 인근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몸값이 상승하기도 한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2009년) 전에 분양했던 경기 하남시 풍산택지지구의 ‘I지식산업센터’의 경우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당시 3.3㎡당 약 430만원에 분양했던 이곳은 현재 약 540만~56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는 전언이다.

◆ 택지·용지분양 기본 중의 기본?… 알아야 돈 번다

택지분양은 집단적으로 조성한 택지의 각 구획을 개개의 구입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유한 택지는 수익을 남겨 재매도하거나 필요나 용도에 맞게 주택, 상가 등을 지어 직접 사용할 수 있다.

기존 개발단계의 택지는 인프나 구축이나 교통 여건의 미발달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기업, 대기업, 공기업 등의 이전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면 지가가 높아지는 호재를 맞이할 수도 있다. 다양한 기업이 이전하게 되면 유입되는 인구가 상승하고 아파트, 원룸 등 주거용지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절차는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택지지구를 지정하면 주택공사에서 해당 지역을 매입하고 보상절차를 밟는다. 대형건설사에 아파트부지 분양을 하면서 일부를 주택·상가용지로서 일반에 분할 분양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형식의 택지나 용지 분양은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시행사 HMG가 나서 판교 단독주택 필지 공급에 나섰다. HMG는 경기·성남 판교택지개발지구의 마지막 블록형 고급 단독주택 용지 ‘운중 더 디바인’을 공급했다.

이 부지는 판교택지지구 내 운중동 995~996번지 총 대지면적 3만5526㎡ 규모의 게이티드 블록형 단독주택용지에 총 73개 필지다. 이 중 33개 필지를 추첨방식에 분양, 수의계약방식으로 지난해 12월 29일 사전예약을 접수한 결과 중앙부의 40개의 필지는 이미 지정예약이 마감됐다.

이 땅은 2016년 HMG가 부지 입찰 당시 32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매입한 부지다. 필지별 대지면적은 383~708㎡, 분양가는 20억원대에서 최고 50억원대다. 최근 필지를 보유하고 있는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86평형대가 23억원대에, 102평형대가 17억원대에 거래가 완료됐다.

LH가 분양하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인기도 뜨겁다. 상가와 주택을 함께 지을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에 수요층이 대거 몰리고 있다. 2016년 6월 영종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최고 920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인터넷 공매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2016년 3월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4필지도 입찰 결과 평균 246.3%의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을 보이며 모든 용지가 팔렸다. 이 중 감정가 1억6200만원인 D3-10-4필지는 7억7700만원에 낙찰돼 최고 낙찰가율(479.4%)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