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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학원가 원룸 임대료 고공행진...봉천동일대 전년比 22%↑‘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3번 이사 대신, 원룸 통 큰 계약
   
▲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 원룸촌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50대 A씨는 요즘 따라 고민이 크다. 바로 A씨 자녀가 지원한 학교에 배정 결과가 내달 20일 나오기 때문이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엄마들 사이에서 규율이 엄하기로 소문난 관악구 모 여중에 진학시키기 위해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원룸을 얻어 지난해 10월 주소를 옮겼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14㎡, 4평 남짓한 원룸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60만원에 1년 계약을 맺었지만 혹시나 배정을 받지 못하게 될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우리나라 월세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가운데 다양한 수요층이 유입되는 원룸촌 집주인들의 콧대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해 말 ‘전월세 동향·임차비용 상승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차가구 중 전세 비중은 2012년 49.5%에서 지난해 39.5%로 줄어든 반면 월세 비중은 50.5%에서 60.5%로 증가했다. 

월세 비중 증가 경향을 10분위 소득계층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4분위 저소득층은 2006년보다 7.9%포인트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5∼8분위 중간 소득층은 3.4%포인트 상승했으며, 9∼10분위 고소득층은 불과 0.7%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분위는 통계청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분기 소득수준에 따라 10%씩 10단계로 나눈 지표를 말한다. 1분위가 소득수준이 가장 낮고, 위로 올라갈수록 높아진다. 이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월세 비중이 증가했고, 소득수준이 낮은 임차가구일수록 주거비 부담 비중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서민들을 중심으로 월세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주택임대사업자 의무등록제’ 도입으로 임대주택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한 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층을 중심으로 월세가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명문대와 명문학군 인근의 원룸과 보증금 상승이 눈에 띈다.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지난해 8월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의 월세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며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는 49만원, 보증금은 1378만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세가 가장 저렴했던 서울대 근처(봉천동‧신림동)의 월세과 보증금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 보증금은 627만원에서 1227만 원으로 1년새 95.69% 증가했고, 월세도 서울 주요 대학가 최저가였던 37만원에서 45만원으로 21.62% 증가했다.

   
▲ 서울 주요 대학가 평균 월세 지도. 출처=스테이션3

다방 데이터분석센터 관계자는 “최근 서울대입구역 근처(봉천동) 낡은 건물들의 활발한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공사가 원룸 시세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공사가 원룸 시세를 견인한 것도 있지만 꾸준하게 유입되는 다양한 수요층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관악구 인근 G부동산 관계자는 “남녀공학이 늘어나는 추세에 오히려 여중이나 여고, 남중이나 남고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중‧고등학교 진학철만 되면 원룸을 구하러 온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주변에 명문대가 있는 만큼 과외를 위해 원룸을 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딸 아이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해당 학교 인근에 원룸을 구한 50대 A씨는 “아이의 교육이 걸린만큼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매달 나가는 월세가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5000만원으로 올리고 월세를 30~40만원 선에서 계약을 하려고 물어봤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60만원이 훌쩍 넘는 시세에 놀랐다. 거기에 관리비와 전기, 수도, 가스 모두 별도로 내야하는데 대학생들과 사회초년생들이 어떻게 해대는지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50만원 이상의 월세 평균가를 보인 곳은 두 곳에서 네 곳으로 늘어났다. 연세대 근처의 연희동, 연남동 월세가 52만원, 건국대가 있는 화양동, 자양동의 월세가 53만원, 홍익대 근처인 서교동, 창전동의 월세가 54만원이다. 서울교대가 있는 서초동의 월세는 61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대 인근 원룸 시장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교대가 자리잡고 있는 서울 서초구는 ‘강남8학군(강남구‧서초구)’ 지역으로 언주초, 역삼초, 서이초, 서초초, 서운중, 서초중, 반포고, 서울고, 상문고, 서초고, 은광여고, 양재고 등이 있다.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관악구나 동작구, 성남 등지에서 새 학기 입학철만 되면 실거주가 목적이 아닌 주소이전을 위한 원룸매물을 찾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과 달리 자금이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매물을 구하고, 이를 잘 아는 원룸 임대인들이 많기 때문에 해마다 담합을 통해 꾸준히 월세를 올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 중학교의 경우 근거리 배정 원칙이 적용된다. 특정 학교 인근에 거주하면 대다수가 원하는 학교에 배정이 가능하다. 서울 고등학교(일반고)는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1단계(서울시 2개교), 2단계(거주지 2개교), 3단계(통합학교군)의 순으로 선발한다. 학교별 정원은 각각 단계별 20%, 40%, 40%로 추첨한다. 입학을 원하는 고등학교 가까이 살지 않아도 배정이 가능하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전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서온 기자  |  glee@econovill.com  |  승인 2018.01.16  11: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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