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을 중심으로 불거진 '중앙처리장치(CPU) 게이트'가 글로벌 전자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이번에는 인텔의 펌웨어 기술 중 하나인 'AMT(Active Management Technology)'에서 새로운 보안 이슈가 발견돼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스펙터와 멜트다운 파동으로 벼랑에 몰린 인텔이 새로운 악재를 만난 셈이다.

그러나 AMT 보안 이슈가 100% 인텔의 잘못은 아니어서 스펙터와 멜트다운 이슈와는 다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핀란드 보안업체인 에프시큐어(F-Secure)가 12일(현지시각) 최초 보고서를 통해 인텔 AMT의 보안 결함을 발표한 후,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IT 개발자가 이용자 승인을 전제로 제3자의 컴퓨터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AMT 솔루션이 해커의 물리적 공격으로 해체당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 자료사진.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스펙터와 멜트다운 파동처럼 해커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보안 이슈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에프시큐어의 발표는 해커가 다른 이용자의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탈취해 조작했을 경우를 가정하기 때문에 최근의 보안 이슈와는 결이 다르다는 반박도 있다.

인텔은 AMT 기능을 지원하며 각 제조사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권하고 있지만 일부 제조사가 이행하지 않아 보안 인프라가 뚫린다는 것이 에프시큐어의 설명이다.

인텔의 CPU 게이트는 여전히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텔을 대상으로 집단소송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보안 이슈가 정식으로 알려지기 전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업계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는 최근 폐막한 CES 2018 기조연설에서 “아직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조만간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패치를 배포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속도 저하 등의 문제는 여전히 골칫거리다. 특히 구형 단말기 임의 속도 저하 사태로 몸살을 앓고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패치 적용 후 속도가 더욱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구형 아이폰이 가뜩이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패치가 적용되면 최대 40% 속도가 더 떨어진다는 벤치마크 결과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