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무기 수출이 3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25%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 자체 방산기술력을 바탕으로 무기를 개발, 생산해 수출하고 있으며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 방산 투자를 늘리고 있어 방위산업 매출과 수출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 수출 32억달러, 전년비 25%↑

방위사업청은 15일 지난해 방산 수출이 전년(25억5000만달러)에 비해 25% 증가한 3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방산물자 수출추이. 출처=2017 방위사업통계연보

방사청은 그동안 침체기에 있던 우리나라 방산수출 추세가 점차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최근 세계 방산시장에서 국가별 경쟁이 심화되고,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방위사업청과 우리 방산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출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특히 지난해에는 우리 방산수출 최초로 중고 무기판매 방식으로 K-9 자주포를 핀란드에 수출했고 전략적으로 방산수출 시장을 개척해 수출 품목과 방식을 다변화한데 따른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2017 방위사업 통계연보’에 따르면, 방산물자 수출액은 10년전인 2007년 8억4500만달러에서 2008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해 10억34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23억8200만달러로 20억달러 고지를 넘었고 2013년에는 34억1600만달러로 불과 3년 만에 10억달러가 넘는 수출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14년에는 36억1200만달러로 수출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2015년 35억4100만덜러,지난해 25억4800만달러로 하향 추세였다.

주요 수출품은 탄약과 총포, 기동화력, 함정, 항공기 등이다. 2016년의 경우 탄약과 총포가 13억5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함정(6억3200만달러), 기동화력(2억8600만달러),항공(1억9800만달러)의순이었다.

2016년 25억달러,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 7개

한국의 무기 수출은 국제사회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스웨덴 스톡혹름에 있는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 최대 방위산업업체 톱100 수출 보고서 ‘SIPRI Top 100’에서 한국의 무기수출이 2006년 2억5300만달러에서 10년 만인 2016년 25억달러로 약 10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도 한국의 전체 무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84억달러로 집계했다. 수출과 매출은 한국 방위산업 전체가 아니라 100대 기업만 집계한 것이어서 한국의 전체 방산 매출과 수출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톱100’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미미하지만 신장세는 돋보인다. ‘톱100’ 가운데 1위는 미국으로 57.9%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9.6%), 러시아 (7.1%), 프랑스(5.0%) 순이다.

KAI, 한화 등 7개 업체 무기 수출 선도

SIPRI가 지난해 말 발표한 ‘톱 100’ 기업에는 한국우주항공(KAI)와 LIG넥스원, 한화,대우조선해양, 풍산 등 7개 기업이 포함됐는데 추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AI는 초음속 훈련기인 ‘T-50 골든이글’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수출하면서 우리나라의 무기 수출에 한몫했다. KAI는 2011년 인도네시아에 ‘T-50’를 16대(4억달러) 수출한 데 이어 2014년 필리핀에는 FA-50 경공격기 12대(4억2000만달러)를 수출했다. 태국에도 2015년 4대, 2016년 8대 등 T-50TH 총 12대(3억7000만달러)를 수출했다. KAI는 최근 태국 수출분 2대를 최근 인도했다.  동남아 3개국에 12억달러를 수출한 것이다.

▲ KAI가 인도네시아에 수출해 실전배치된 T-50i 고등훈련기.출처=KAI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등 육해공 전 분야에서 첨단무기체계를 수출하고 있다.LIG넥스원은 지난해 F-15 전투기에 탑재되는 'HUD(전방시현장치, 이미지)' 추가 수출에 성공하며 항공전자 장비로 수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육군에 납품을 시작한 대전차 미사일 현궁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K-9 자주포로 세계 자주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필란드 48문, 인도 100문, 노르웨이 24문의 K9과 6문의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수출했다. 총 계약규모는 7억2000만달러(약 8100억원)에 이른다. 2001년 최초로 터키에 수출된 이래 현재까지 수출 계약이 성사된 K9 자주포는 총 500문가량으로 사업규모는 14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른다.

K9자주포는 한화지상방산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1998년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한 사거리 40km급 자주포로, 2000년부터 국내에 실전 배치됐다. 사거리가 40㎞를 넘는 155㎜ 자주포로 탄약, 장약 공급을 자동화했다. 대당 가격은 약 40억원으로 비슷한 성능의 독일 PHZ2000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가성비'가 강력한 수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한국 방산투자 늘렸다

SIPRI 시몬 웨즈먼(Simon Wezeman)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에 대응해 방산매출을 늘려왔고 주요 방산 수출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증가하고 있어 한국 정부가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북한은 지난해 11월29일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발사에 성공하는 등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실험을 했으며 잠수함발사미사일(SLBM)도 개발하면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국방부는 2018년 국방예산으로 지난해보다 7% 증가한 43조3347억원을 확정했다. 이중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3축 체계’ 건설을 포함한 전력 증강 예산인 방위력 개선비는 13조5203억원으로 정해졌다.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국회 심의에서 378억원이 증액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지대공미사일, 대구경다연장, 스텔스전투기, 잠수함 등의 확충에 전체 국방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쏟아부어 전력을 대폭 강화한다.

▲ 방위력개선비/경상운영비 배분 추이.출처=국방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장보고-Ⅲ 잠수함, 해상작전헬기, 230㎜급 천무 다연장, K-9 자주포,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공중급유기, 상륙기동헬기 등도 구입한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방산업계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게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