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사물인터뷰 - 그 물건과 은밀한 대화. 마이 클라우드 홈 편

소문이 널리 퍼진 듯하다. 내가 물건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번엔 미니멀리즘 조각품으로 보이는 녀석까지 찾아왔으니. 현대미술 난해한데 큰일이다. 뭔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세상 막막.

▲ 사진=노연주

플레이지 – 저 도널드 저드 좋아해요.

마이클라우드홈 - 응?

플레이지 – 미국 미니멀리즘 작가 말이에요. 당신 미니멀리즘 작품 아니에요?

마이클라우드홈 - 응? 아닌데. 난 마이 클라우드 홈. 웨스턴디지털 출신 퍼스널 스토리지 장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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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지 – 현대미술 수준으로 난해하군요. 쉽게 설명해주면 안 될까요?

마이클라우드홈 - 집에 두는 나만의 데이터 저장 장치랄까. 이리저리 흩어진 데이터를 한데 모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접속해 어디서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지.

플레이지 – 오, 그럼 일일이 데이터를 당신에게로 모아야 해요?

마이클라우드홈 - 동기화할 수 있어. 스마트폰이든 PC든 사진이나 영상 같은 데이터를 내게로 자동 백업할 수 있지. 드롭박스나 구글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계정에 올라간 데이터도 자동 다운로드 가능하고. 내 몸에 달린 USB 포트를 이용해 외부 저장 장치에 있는 데이터를 가져올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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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지 – 데이터를 몽땅 모으면 오히려 활용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마이클라우드홈 - 잘 정리하면 되지. 데이터에 접근하기도 쉬워. 스마트폰으로든 PC로든 인터넷이 연결되는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지.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일 검색 기능도 지원해. 공유도 쉬워. 몇 번 클릭만으로 가능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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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지 – 설치도 쉬워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매월 돈 내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이클라우드홈 - 어렵지 않을 거야. 날 와이파이 라우터에 연결만 하면 끝이거든. 그 다음에 폰이나 컴퓨터에서 사이트에 방문해 계정을 설정하면 준비 완료. 요금? 그런 거 없으니 안심해.

플레이지 – 혹시 가족이랑 같이 당신을 사용할 순 없나요?

마이클라우드홈 - 가능하지. 개별 계정을 만들어서 저장 공간을 나눠 사용할 수 있거든. 자기만 계정에 접근 가능하도록 설정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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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지 – 용량은요? 요즘 사람들 대부분 데이터 부자인데 감당할 수 있어요?

마이클라우드홈 -가능하겠지? 용량은 다양해. 2TB부터 8TB까지. 원하는 모델을 골라봐.

플레이지 – 용량이 클수록 비싸겠죠?

마이클라우드홈 - 당연하지. 2TB 모델은 10만원대에 구매 가능해. 8TB는 40만원대.

플레이지 – 와, 컴퓨터 값이네요.

마이클라우드홈 - 금시초문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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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디지털 세계를 유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사용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중엔 감당이 안 되는 수준으로 데이터가 쌓인다. 이리저리 범람하는 데이터는 관리하기 쉽지가 않다. 중요한 데이터를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는 상황에 다다른다.

마이클라우드홈은 흩어진 데이터 조각들을 한데 모아주는 나만의 디지털 기록보관소다. 한 곳에 모으니 관리하기 편하고 데이터 저장공간 부족 현상도 해소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겉모습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