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미국 본사에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해서 한국 지사 스스로 홀딩 스테이트먼트(Holding Statement)라는 것을 미리 만들어 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핵심 메시지나 공식 입장문과 뭐가 다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에서 실제 많이 혼동되는 단어들인데요.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핵심 메시지’라는 것이 있지요. 영어로는 ‘Key Message’라는 단어를 씁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자의 질문을 예상하고 기업이 미리 준비한 공식 답변’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위해 미리 개발되고, 실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언론 인터뷰, 코멘트, 기자회견 등에서 구두로 전달됩니다. 또한 핵심 메시지는 언론을 넘어 정부, NGO, 고객,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질문에도 공히 전달됩니다. 꼭 언론용이라고만은 할 수 없고, 이해관계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메시지를 통칭합니다.

‘공식 입장문’은 영어로 ‘Official Statement’라고 합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주로 언론이나 공중들을 대상으로 공표하는 공식 입장을 의미합니다. 물론 핵심 메시지로 채워집니다. 보도자료 형태로 기자들에게 배포되기도 하고, 사과나 해명 형식을 띠면서 언론에 광고 형식으로도 게재됩니다. 물론 온라인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도 공지되는 문서입니다.

반면 홀딩 스테이트먼트(Holding Statement)는 한국어로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그냥 영어 독음으로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 홀딩 스테이트먼트는 이슈나 위기 발생 ‘초기’에 커뮤니케이션하는 준비된 메시지입니다. 물론 실제 상황파악이 완전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고 시 사상자나 피해범위 등을 아직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초기에 주로 언론을 통해 전달하는 발표 메시지를 홀딩 스테이트먼트라고 합니다.

우리가 주로 언론 기사나 보도에서 접하는 기업의 한두 줄 코멘트가 홀딩 스테이트먼트입니다. “현재 관련하여 상황을 파악 중입니다.” “심심한 애도를 표하며, 자세한 입장은 정해지는 대로 공표될 것입니다.” “현재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며, 빠른 시간 내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여 브리핑하겠습니다” 등과 같은 형식으로 상황 초기에 기업들이 홀딩 스테이트먼트를 전달합니다.

일반적으로 홀딩스테이트먼트에는 기자들이 상황 초기에 알고 싶어 하는 사실관계가 들어가야 합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왜? 어디서? 어떻게? 등의 구성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홀딩 스테이트먼트의 특성상 정확하게 완전한 정보가 포함되기는 힘들지만 발표 당시 확인 가능한 정보들은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실관계 외에 홀딩 스테이트먼트에는 필요 시 애도나 공감 메시지가 들어갑니다. 기업의 입장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해당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죠. 또한 상황과 관련된 회사의 원칙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품질 관련 이슈라면, 자사의 품질 관련 원칙을 언급하는 것이죠.

반면에 홀딩 스테이트먼트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내용들도 몇 개 있습니다. 추측이나 불필요한 예상을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과 숫자를 마구 집어 넣어도 위험합니다. 원인에 대해 초기에 변명하거나, 다른 이해관계자나 문제 원점에게 책임을 미루는 표현도 부정적입니다. 메시지 특성상 길이가 너무 길어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홀딩 스테이트먼트는 평시 매뉴얼 등에 형식을 미리 정해 놓기도 합니다. 각 위기 유형에 따라 초기 커뮤니케이션 시 필요한 정보들을 비워 놓고 홀딩 스테이트먼트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이죠.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필수적 사실을 확인해 채워 넣은 후 바로 발표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위기 시 매번 새롭게 홀딩 스테이트먼트를 만들거나, 상황에 따른 애드립으로 가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