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량 감소에 힘입어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도 5%에 육박했다.

12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8%(50센트) 오른 배럴당 64.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WTI는 이번 주에 4.7%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0.9%(61센트) 상승한 69.87달러로 장을 끝냈다. 주간으로 3.3% 올랐다. 브렌트유 역시 2014년 12월초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각각 65달러와 70달러를 향해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을 이행하고 있는데다 OPEC 3대 산유국인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따른 지정학상 불안정이 공급차질과 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과 원유생산량 감소 지표가 유가상승을 이끌었다.

유전정보 서비스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이날 미국의 가동 중인 원유채굴기 수가 이번주 10개 늘어날 752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2월 8일로 끝난 주간 이후 처음 증가했다. 통상 원유채굴 장비의 수가 늘면 생산과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져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날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 제재 유예를 마지막으로 연장한다고 밝혔는데도 유가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란 핵협정은 지난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이 체결한 다자협약으로  6개국이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국내법에 따라 90일마다 이란의 협정 준수 여부를 결정하고, 120일마다 이란 제재 유예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이란은 계속 원유시장에서 원유를 팔 수 있다.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브라인 영버그 선임 에너지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원유시장 펀더멘털은 재고 감소와 수요 강세로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초점은 다음주 이후 수급 개선에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OPEC과 러시아의 감산합의가 올해 중반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걸프만의 산유국들은 1분기 생산량을 지난해 수준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OPEC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은 이날 "유가가 현재 배럴당 70달러 근방이지만 세계 원유시장은 완전히 균형을 이룬 것은 아니다"면서 "공급과잉이 줄고 있지만 완전히 균형을 이룬 것은 아니다.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