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 가상통화가 뭔데

디지털 화폐다. 형체가 없다. 컴퓨터 게임을 통해 흔히 접하던 게임머니(혹은 포인트)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다만 게임머니의 경우 해당 게임에서만 통용되지만 가상통화는 출발선이 다르다.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통화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 유로, 엔화, 위안화, 원화 대신 쓰이는 통화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질문 2. 가상통화 ‘광풍’… 이유는

가상통화의 선두주자는 ‘비트코인’. 가상통화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당 세계시장 평균 가격은 2016년 1월 1일 430.72달러(약 46만원)에서 같은 해 12월 31일 952.75달러(약 102만원)로 121.19% 상승했다. 2017년 12월 31일 종가는 1만3406달러(약1440만원). 1년 만에 1307.08% 올랐다. 국내선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익률은 전 세계를 가상통화 블랙홀로 빨아들였다. 저금리 시대에 1년 만에 14배가 오르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맹점도 있다. 제도권에 들어와 있지 않은 시장인 만큼 상하한가가 없다. 하루에 수백만원이 오르기도 하지만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 비트코인이다. 섣부른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이 비트코인이다. 

 

1년 만에 수익률 1000%를 넘어선 가상통화가 등장했다. 이제 가상통화는 온 국민의 관심거리가 돼버렸다. 위험해서 하지 말라는 말만 믿고 쳐다보지 않던 사람들도 남몰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상통화의 가장 큰 메리트는 희소성이다. 2009년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은 앞으로 100년 동안 총량을 2100만개로 제한해 놓았다. 이후 4년마다 비트코인 공급량은 줄어들어 2140년 증가세가 멈춘다는 시나리오다. 비트코인은 출현 시점으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중심 자본주의의 틀을 깨는 도구로 둔갑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상통화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보다는 현상을 쫓는 데 급급했고 급기야 수익률 높은 금융상품으로 받아들였다.

비트코인의 연간 수익률이 1000%를 넘어서고 24시간 내내 언제든 가상통화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가 난립해도 제대로 된 규제나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에 개당 수백만원이 오르고 내려도 무방비 상태였던 곳이 가상통화 시장이었다. 청소년까지 뛰어든 가상통화 광풍이 몰아치자 정부는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정부 규제의 실효성과 가상통화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다. 세계는 지금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하면서 가상통화 투자를 자제하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무기력함과 마주했다. 철저한 시장논리로 무장해 투기를 자극하는 모든 요소를 갖춘 데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보안기술까지 갖춘 가상통화의 세계 앞에서 자칫 도덕적인 기준만으로 투자자를 설득할 순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미국의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이 “가상통화 열풍은 나쁜 결말을 만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는 외신이 쏟아졌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버핏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에서 가상통화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가상통화’는 ‘가상화폐’, ‘암호화폐’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명칭은 물론 최초 개발자(비트코인의 경우)조차 불분명한 가상통화.

가상통화 투자는 기회인가, 위험한가. 이 질문을 앞에 두고 우리는 가상통화의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을 짚어보고자 노력했다. 이제 선택은 투자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