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이 복도를 가로질러 나를 따라온다.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쓸모 있기도 하다.

금년도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차량을 선보인 가운데, 적어도 세 개의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차가 아닌 자율주행 여행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이 가방들은 각기 다른 기술을 사용해 자율 주행 기능을 구현하고 있지만 컨셉은 유사하다. 리모컨,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시계를 사용해 가방과 무선으로 연결되어, 당신이 양 손에 커피를 들고 있어도 가방이 당신을 따라 오는 것이다.

▲ ‘나인티 펀’(90Fun)社의 ‘퍼피 1’ 여행 가방. 1인용 스쿠터 세그웨이(Segway)의 균형 잡는 기술을 사용했다. 출처= 90Fun

중국의 ‘나인티 펀’(90Fun)社의 ‘퍼피 1’이라는 가방은 1인용 스쿠터 세그웨이(Segway)의 균형 잡는 기술까지 사용해 가방이 두 바퀴로 넘어지지 않고 주인을 따라온다.   

하지만 이 미래의 가방은 오늘날의 운전자 교육을 더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다. ‘퍼피 1’은 종종 장애물에 걸려 엎어지거나 거꾸로 가면서 리모컨과의 연결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가방 ‘트레블메이트’(TravelMate)는 전혀 따라 올 마음이 없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회사는 프로토타입이라서 배터리가 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 트래블메이트의 자율주행가방. 출처= TravelMate

하지만 모든 것이 업체의 말대로 기능한다 해도 과연 항공 당국이 이 가방이 보안 검사대를 통과해 비행기에 실을 수 있도록 허용할 까? 나인티 펀과 트레블메이트는 자신들의 여행 가방은 모두 배터리 탈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현재로서는 자율주행 가방은 그 자체로 짐이 될 것만 같지만, 언젠가 더 이상 여행 가방을 공항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