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뭘 하지?’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데이트하는 연인들 모두 주말이 다가오면 하는 고민이다. 학생들은 답답한 학교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놀거리를 찾을 것이고,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을 것이다. SNS에 알콩달콩 예쁜 사진을 올리고 싶은 연인들에게 추운 겨울의 풍경은 너무 황량하다.

<이코노믹리뷰>는 이번 겨울 방학기간 동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실내의 공간들을 찾아 소개한다. 영화관이나 카페처럼 흔한 곳이 아닌, 즐거우면서도 의미 있고 때로는 교육과 예술의 의미까지 지닌 복합 역할을 하는 곳들이다. 더 이상 지루하고 무료한 주말은 없다. 무술년 새해, 새 마음으로 문화생활에 나서보자.

 

뼈아픈 근현대사가 생생하게 펼쳐진 공간

-광장의 뜨거운 함성이 시작된 작은 비명의 방, 경찰청 인권센터

▲ 남영동 대공분실 4층 기념전시관. 출처= 이코노믹리뷰

故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에 등장하는 남영동 대공분실(對共分室)은 방첩 및 국가보안법 관련 수사업무를 위해 1976년에 건축되었다. 2005년까지 수사기관으로 이용되었던 이곳은 이후 경찰이 반성의 의지를 표명하며 인권센터로 역할을 변경하고 1, 4, 5층에 기념실을 설치했다.

1층의 역사관에서는 남영동 대공분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4층의 박종철 기념전시실에는 故박종철 열사가 어머니와 누이에게 보내는 옥중편지와 학생운동을 위해 작성한 원고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현재 누리는 평화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손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 남영동 대공분실 5층 박종철 조사실. 출처= 이코노믹리뷰

조사실로 사용된 5층에는 故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한 509호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방문자들은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아 사망한 욕조와 ‘억’ 죽기 전에 ‘탁’ 쳤다던 책상 등을 직접 살펴보며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를 마음에 되새길 수 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71길 37(지하철 1호선 남영역 근처)

운영 시간 : 월~토 09:00~18:00

이용 요금 : 무료. 입구에서 방문증을 받은 후 입장할 수 있다. 방문 전에 전화로 예약하면 경찰공무원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고문실. 출처= 이코노믹리뷰

건물 외벽의 붉은색 벽돌 담벼락을 지나 출입구로 들어가면 약 2100평 규모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나온다. 역사관 내부의 건물들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시설들로 역사관 곳곳에 남아 있는 아픈 역사의 흔적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전시실에는 당시 실제로 사용한 수갑, 족쇄 등이 있다.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사형장과 통곡의 미루나무. 출처= 이코노믹리뷰

특히 ‘민족저항실II’에는 5000명의 수형기록표가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추모의 공간이 있어, 현재의 대한민국이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졌음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옥사로 사용된 건물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명언과 풋 프린트(Footprint)가 있다. 사형장에서는 실제 이용되었던 사형시설과 시체를 반출하던 시구문, 사형수들이 사형장에 들어가기 전에 조국의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원통함을 이기지 못해 통곡하며 붙잡았다는 ‘통곡의 미루나무’ 등이 있다.

주소 :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251(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운영 시간 : 3~10월 09:30~18:00 / 11~2월 09:30~17:00

이용 요금 : 성인 3000원, 청소년(13~18세) 1500원, 어린이(7~12세) 1000원, 유아(6세 이하), 경로우대자(65세 이상), 장애인·국가보훈대상자 무료

 

폼 나는 예술 나들이, 미술관과 박물관

-전통과 조우하는 현대 건축의 조화로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외부. 출처=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수원 화성행궁 앞 넓은 광장을 지나면 시선을 멈추게 되는 곳이 있다. 이곳에 끊임없이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걸음 속도도 제각기 다른 이들은 진짜 사람은 아니다. 미술관 유리 벽면에 설치한 길이 24m의 LED 파사드에서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현대적 건물로 지어졌지만 고궁의 풍경을 받아들이는 듯, 건물 외관은 정갈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로운 모양을 하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송판 위에 콘크리트를 발라 현대 이미지와 전통 이미지가 조화를 이룬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독특한 전시가 자주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 줄리안 오피. 출처=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현재 한국 국공립 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줄리안 오피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줄리안 오피 작가는 형태를 단순한 기호처럼 표현하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이 전시는 평면성이 강조된 그의 작업과 조각, 영상, 설치 등 70여점과 신작이 있다. 독특한 작법과 다채로운 표현으로 높은 지명도를 지닌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기회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수원 화성행궁 앞)

운영 시간 : 10:00~18:00(월요일 휴관)

이용 요금 :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수원시민 25% 할인)

 

-웅장함 속의 아름다움, 한국중앙박물관

▲ 한국중앙박물관 외부. 출처=  이코노믹리뷰

한국중앙박물관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한국 대표 박물관이다. 웅장한 건물 규모에 걸맞게 항상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남산을 배경으로 한 용산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국립 유산을 보존하고 국민의 예술 향유를 높이고자 1945년 개관했고 2005년 용산으로 이전했다.

현재 한국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다.

▲ 한국중앙박물관 내 전시실 입구. 출처=  이코노믹리뷰

전문 큐레이터들이 추천하는 작품으로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 에르미타시 박물관의 소장품을 국내 최초로 볼 수 있다. 프랑스 회화의 아버지 니콜라 푸생, 인상주의의 대가 클로드 모네,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앙리 루소, 사실주의의 대가 귀스타브 쿠르베까지 300년 전의 유럽 문화와 산책을 할 수 있다. 1전시실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부터 4전시실 인상주의와 그 이후까지 서양미술사를 개괄적으로 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운영 시간 : 월·화·목·금 10:00~18:00, 수·토 10:00~21:00, 일·공휴일 10:00~19:00

이용 요금 : 성인 6000원, 대학생·중고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유아(만 48개월 이상) 및 65세 이상 4000원 단체(20인 이상) 성인 5500원, 대학생·중고생 5000원, 초등학생 4500원, 유아 및 65세 이상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