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주기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부회장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남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거기에 맞춰 따라가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세에 몰린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한편, 출시 일정 조절과 기존 라인업 유지와 강화를 모두 고려하며 기회를 엿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출시에 대해 “특정한 주기를 고집하지 않겠다”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강화하며 출시 주기를 조절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G 시리즈와 하반기 V 시리즈 출시를 두고 올해 기존 G6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거나, 혹은 프리미엄 출시 주기를 원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LG전자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조 부회장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유연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에 건설하고 있는 공장은 올해 4분기 완공할 생각이며,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안과는 별도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올해 수익, 성장,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Profitable Growth)을 지속하고 B2B 사업을 주력 사업 수준으로 육성하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의 근간이 되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업구조 고도화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미래 기술과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융복합 시대 선도, 마지막으로 도전적이면서 젊고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 구축 등 3대 중점과제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물론 지난해 매출 비중 20%를 돌파한 B2B를 중심으로 삼아 핵심 먹을거리를 창출하겠다는 뜻이다.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올해 60년이 됐다”면서 “올해 1등 LG가 되는 전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공지능 전략에 있어 LG전자가 씽큐는 물론,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종속성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조 부회장에게 질문했으나 별다른 답은 없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