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5G 시대에 대한 산업계와 소비자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무선통신업계의 강자 퀄컴의 존재감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맷 그로브 퀄컴 총괄 부사장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CES 2018에서 만나 퀄컴의 5G시대 전략을 들어봤다.

맷 그로브 총괄 부사장은 퀄컴의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과 퀄컴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3G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은 5G는 물론 5G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맷 그로브 퀄컴 총괄 부사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퀄컴은 이미 5G 표준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3GPP는 지난 연말 5G NR(논스탠다드얼론) 기술 표준규격을 만들었으며 오는 6월 1차 표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퀄컴은 5G 밀리미터파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하며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맷 그로브 총괄 부사장은 “5G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두고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5G 로드맵을 주도하는 입장에서 기술적 허들(난관) 등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 네트워크 이슈, 지역권 이탈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차근차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퀄컴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5G가 밀리미터파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물론, 궁극적으로 먼 미래의 일이기는 하지만 가용 주파수의 부족 현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전력소모량을 조절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로브 총괄 부사장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5G 기술은 물론 다수의 필드 테스트를 거치며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것을 강조했다. 그로브 부사장은 “5G에서 주로 활용되는 밀리미터파는 고주파 대역이기 때문에 파장도 짧고 장애물 간섭이 심하다”면서 “5G 시대에는 주파수 집성 기술 조합도 1만 개가 넘는 등 기술적 어려움이 많지만 퀄컴은 이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력소모와 관련된 대목에서는 그는  “계속 고민하고 풀어가야할 문제”라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미래의 문제’를 차치한다면, 현재 퀄컴은 5G 업계의 선두에서 활동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손색이 없다. 구글, HTC,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물론 소니 모바일 등 중요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퀄컴 RF 프론트엔드(RFFE) 솔루션을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이 ‘전략의 승리’인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퀄컴은 업계 최초로 제조사들에게 모뎀 및 안테나 관련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됐다. 그로브 부사장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퀄컴의 핵심 기술목표인 5G에 대한 구상은 2011년 태동했다는 설명이다. 그로브 총괄 부사장은 “6년 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1000x'라는 10년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데이터 폭증 시대를 예감하고 5G의 필요성에 집중했다는 뜻이다. 맷 그로브 총괄 부사장은 퀄컴 내부에서도 ‘빠르게 5G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핵심 인사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그는 “5G와 사물인터넷 기술 등의 발전으로 주로 자동차에 적용되는 이동통신 기술(V2C)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5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해서는 그는  “너무 많다”면서 “4G의 발전사를 보면 알겠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