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8이 9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올해도 중국기업의 강세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구로 비교하면 한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4번 타자를 보유했고, 중국은 4번 타자가 수두룩한 모양새다. 심지어 수두룩한 4번 타자를 뒤에서 받쳐주는 선수층도 두텁다.

중국의 화웨이, 하이센스를 비롯해 TV의 콩카, 전기차의 바이텅 등 올해 CES 2018에서는 중국 기업의 초강세가 감지된다. 이들은 일반 가전제품부터 모바일, 스마트홈을 넘어 전기차까지 섭렵하며 CES 2018 현장을 장식하고 있다.

▲ 화웨이 부스 정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화웨이는 메이트10을 선두로 스마트홈 생태계까지 공개했다.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에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웨어러블과 가상현실,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시 라인업을 꾸렸다. 글로벌 무선통신기업 퀄컴의 맞은편에 부스를 마련했고, 주변에 인텔과 IBM 왓슨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으나 화웨이 부스를 찾는 참관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하이센스는 화웨이 주변에 부스를 구축했다. 스마트TV를 중심으로 커브드 UHD TV 경쟁력을 메인으로 삼았다. 부스 정면에는 스포츠 장면을 형상화 한 전시물로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넷플릭스, 로쿠, 아마존 비디오 등 다양한 생태계 파트너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트 TV에는 아마존의 알렉사가 지원되며 한 때 조악한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던 TV는 깔끔한 마감에 진일보한 디자인을 자랑했다.

하이센스 부스의 정면에는 스마트TV 앱이 소개되며 넓은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만카돈과 협력해 고품질 음성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이센스 스마트 TV의 플랫폼으로는 로쿠와의 콜라보도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많은 중국 기업들이 CES 2018을 빛냈다. 이들은 부품과 TV, 일반 생활가전을 비롯해 일반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진출해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온 참관객 존 리버튼 씨는 “불과 몇 년전만해도 중국 기업은 야심은 많지만 아직 실력은 떨어지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지금 중국 기업의 제품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품질까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에서는 바이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CES 2016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패러데이 퓨처가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휘청이는 사이, 그 사이를 바이톤이 비집고 들어선 셈이다. 바이톤은 퓨처모빌리티가 만든 브랜드며 여기에는 텐센트가 거액을 투자했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대신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고 아마존 알렉사를 지원한다.

▲ 바이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바이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스티어링 휠에 터치 스크린이 부착되어 있으며 사용자 얼굴인식을 통해 시동을 걸 수 있다.

부품부터 가전, 자동차까지 중국 열풍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이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중국 기업의 5G 역량이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5G는 물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중국의 반격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