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worldnews

두 명의 연준 고위 인사가 미국 중앙 은행이 미래의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 설정 프레임의 변화를 고려해야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이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공식 설정한 것은 6년 전. 그러나 최근 몇 개월 들어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포함한 몇몇 인사들과 경제학자들로부터 앞으로도 더 오래 동안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앙 은행이 이 프레임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야만 다음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고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2% 목표를 밑돌면서 관리들의 예측에 혼선을 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만성적이 되면 목표 자체가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차라리 중앙은행이 ‘연간 물가상승 2%’ 같은 특정 물가수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워싱턴의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서 한 연설에서 물가수준 목표 설정 방안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작년 11월에도 그런 도구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었다.

물가수준 목표는 연준이 평균 이상의 인플레이션 기간을 상쇄함으로써 목표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기간이 있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고,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난 후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공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연준은 대개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을 더 길게 하고 싶은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준 총재는 연준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정확한 수치 목표보다는 인플레이션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위를 설정하면 경제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인플레이션 목표를 높거나 낮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부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1.5%에서 3% 사이의 범위’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도 연준이 이 프레임을 바꾸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목표를 경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캐나다 중앙은행 같은 경우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5년마다 자동으로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젠그렌 총재도 인플레이션 목표를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캐나다의 접근 방식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금리가 0(소위 하한선)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던 시기에 현재 목표를 채택했다. 그는 "효과적인 하한선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했기 때문에 이제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도 "연준이 오랫동안 이 프레임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제는 변화가 효과적일 것”이라며 “우리가 그 프레임을 계속 고수할 지 세상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연준 관계자들은 논쟁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는 "우선 인플레 2%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얼마든지 토론하자"고 말했다.

그는 버냉키 등이 지지하는 임시 물가수준 목표는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사 소통 면에서 꽤 복잡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목표를 채택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연준에서 수 년 동안 논쟁 거리였고, 2006년에 의장이 된 버냉키의 주요 계획이었다.

늘어나는 적자 때문에 재정 정책이 제약을 받게 되면 연준이 다음 경기 침체를 대비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지난 달 의회에서 통과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세제 개편안은 향후 10 년 동안 1조 5천억 달러의 적자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예산국은이 세제 개편안으로 인해 2020년까지 재정 적자가 GDP의 4.9%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전망치는 3.6%였다.

7년 동안 제로 금리를 고수해 온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 해 12월까지 연방 기준 금리를 5차례 인상하면서 1.25%에서 1.5% 사이로 끌어 올렸다. 지난 번 회의에서 연준은 경제가 기대에 부합한다면 올해 금리를 3 차례 더 인상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연준은 또 2020년에는 금리가 3%를 상회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렇게 되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최고 수준이 될 것이지만, 연준은 전통적으로 경제가 위축되면 그보다 더 심하게 금리를 인하했었다.

다음달 말까지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렌 의장은 연준은 기본 프레임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난 12월 연준의 회의록은 많은 이사들이 잠재적 변화를 검토하는 데에 호의적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런 검토에 대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의 후임으로 지명한 제롬 파웰 의장에게 달려 있다. 파월 지명자는 연준이 현재 프레임을 채택한 직후인 2012년 5월에 연준 이사회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