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술을 한 잔 높이 들고 덕담 한 마디씩 하게 된다. 그중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채근담!’이다. <채근담>(菜根譚)은 본래 중국의 명나라 문인이 쓴 저서다. 그런데 여기서 채근담이란 ‘1)채소 위주 식사 2)근육량 늘리기 3)담배 끊기’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요즘 <1987>이라는 과거의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있듯이, 우리나라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사회 정의보다 중요했다. 1980,90년대에는 사회 정의가 중요한 이슈였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며 민주화가 정착되고 사회 정의보다는 100세 시대에 대비해 어떻게 건강하게 사느냐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모두들 건강에 부쩍 관심이 많아지고 모든 TV프로가 건강하게 사는 법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문제는 건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지나쳐 특별한 무엇인가를 많이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옛날엔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던 좋은 보양식은 대부분 기름기, 특히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이었다. 아무래도 못 먹던 시절엔 기름진 고기, 기름진 생선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며 힘이 되고 성기능을 향상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고기를 안 먹어도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다 보니 스트레스로 인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게다가 기름진 음식까지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되어 오히려 더 피곤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흉년, 전쟁 따위로 기근(饑饉)이 심할 때, 즉 식량이 부족한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식재료로 이용되던 구황식물, 즉 칡, 돼지감자, 율무 등이 대접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이 특별히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없다. 다만 자신의 체질에 맞아야 힘이 되고 약이 되는 것이다.

푸른색 채소는 소양인의 내장에 들어가면 식물성 섬유질이 열을 식혀준다. 그래서 상추, 배추, 오이, 가지 등이 좋다. 그러나 소음인에게는 푸른색 채소가 소화 기능을 무기력하게 할 수 있어 유색 채소인 마늘, 당근, 냉이, 양배추, 파, 쑥갓 등이 좋고, 태음인은 뿌리채소가 더 좋으니 무, 연근, 도라지, 더덕, 마, 고추냉이 등을 권한다.

다음으로 근력운동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고 몸의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근육은 사용할수록 근육량이 늘어날 뿐더러 더 강해지는데, 운동을 통해 근육이 늘면 같은 운동을 해도 사용하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몸무게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또 근육을 움직이면 혈관 특히 정맥의 수축과 확장을 돕기 때문에 몸의 전체적인 혈액 순환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아울러 단단해진 근육은 몸 전체의 중심을 잡아줘 균형 감각 유지와 낙상 예방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몸의 중심은 복부와 허리, 엉덩이, 척추 주변에 있는 큰 근육으로, 척추와 골반에 직접 붙어 있기 때문에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고 중심을 잡는 축의 구실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근육을 쓰는 운동이 좋다.

팔 근육을 키우는 운동의 경우 근육 운동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알통이 생겼다면 상완이두근의 인대 파열 때문일 수 있다. 이 근육이 파열되면 끊어진 근육이 말려 알통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되는데, 초기에는 말랑말랑한 알통과 함께 약간의 통증 정도만 있지만, 점차 팔이나 어깨 주변에서도 통증이 나타나고 나중에는 힘을 줘도 팔을 들어 올릴 수 없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운동하기 전에 인대나 근육이 손상되지 않도록 충분하게 준비운동을 하고 끝나면 정리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소양인은 단시간에 열을 올릴 수 있는 복싱, 복식테니스, 수영 등이 좋고 소음인은 맨손체조, 스트레칭, 냉수마찰, 철봉 등이 좋다. 태음인은 오래 할 수 있는 조깅이나 달리기, 등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높이는 좋은 운동이다. 남녀를 떠나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평소 근력 강화 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도 다리를 바닥에서 약간 들어주는 자세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출퇴근길에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걷는 것도 좋다.

담배는 누구에게나 좋지 않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미세먼지, 공해 먼지 등이 심해서 서울에서는 하루 2갑 정도의 담배를 피우는 정도의 공해가 항상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담배까지 피우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간접적으로 피해가 많이 간다. 요즈음 위암보다 폐암에 걸리는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 담배 말고 명상이나 ‘멍 때리기’ 등의 스트레스 완화법을 찾아 서로 건강한 폐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너무 넘치면 차라리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 음식도 조금 모자란 듯이 먹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을 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건강관리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