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09년 영화 '국가대표'를 보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스키점프 선수가 없는 줄 알았다. 영화에 나오는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생활비와 훈련비를 마련하고 대회에 출전할 때도 비싼 점프복을 살 돈이 없어 찢어진 부분을 기워 입어가며 경기를 치룬다.

이후 동계스포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는 10년이 채 되지 않아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됐다. 그 뒤에는열정 하나로  버틴 선수들과 그들을 후원해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의 후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K-콘텐츠’, 한류 열풍을 일으킨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KT, LG, 롯데백화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등 각계각층의 기업들이 후원활동에 동참했다.

기업들은 후원규모에 따라 500억원 이상 공식파트너. 150억원 이상 공식스폰서, 25억원 이상 공식공급사, 25억원 미만 공식서포터로서 자격을 갖는다. 이번 대회 관련 마케팅과 공급 권한도 후원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전 세계에서 기술력으로 한류열풍을 일으킨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평창올림픽이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후원해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 자격을 얻었다. 따라서 전 세계 올림픽에 관한 마케팅과 공급 권한을 갖게 됐다.

▲ KT 5G 서비스. 출처= KT

국내 통신업체  KT는 공식파트너로서 이번 대회에서 4세대 이동통신 LTE보다 100배 빠른 속도를 갖춘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회통신과 방송 중계 인프라를 비롯해 주요 시설, 유·무선 방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이번 대회를 방문하는 세계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 와이파이 공간을 마련한다.

KT 황창규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5G 서비스 등을 위해 지난 3년간 1만 1000km가 넘는 통신망을 구축했고 결점이 없는 서비스를 위해 1000여명의 네트워크 전문가를 투입하고 있다”면서 “평창 시범서비스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5G를 주도하고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스켈레톤 국가대표 격려금 전달식. 출처= LG전자

전자제품 한류를 일으킨 LG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직접 후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남녀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남녀 피겨스케이팅,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등 비인기 동계 스포츠 종목을 후원하며 국내외 전지훈련·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차준환 선수와 같이 유명하진 않지만 그랑프리 동메달을 거머쥘 정도로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후원까지 받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사실 LG전자가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많이 후원하고 있는지 몰랐고 후원 대상들을 정리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류 정책 아래 크게 성장한 롯데백화점도 공식파트너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평창 동계올림픽 총괄 라이선스 사업자로서 ‘평창 롱패딩’, ‘평창 스니커즈’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완판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51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스토어’와 온라인몰,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 800여 품목의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평창올림픽 선수단 주요메뉴. 출처= 신세계푸드

동남아 시장에서 식문화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케이터링 공식스폰서로서 평창 선수촌,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국제방송센터에서 선수단과 운영인력 등 1만여명의 식사를 책임진다.

선수단의 경기력을 극대화 하고 국가별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한 양식, 채식, 할랄, 아시아 메뉴 등 40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다. 신세계푸드는 강원도 특산물이지만 판로가 부족해 골칫거리였던 도루묵을 활용한 선수단 메뉴를 만들어 지역민을 도울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전 세계 최고 스타 선수들이 오는 만큼 이들을 사로잡아 한식과 회사를 동시에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CJ제일제당이 후원하고 있는 선수들(왼쪽부터) 스노보드 알파인 이상호선수, 스켈레톤 윤성빈선수, 스노보드 하프파이브 김호준선수,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최재우선수. 출처= CJ제일제당

K-푸드 전도사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지속해온 동계 스포츠 후원에 이어 이번 대회의 공식스폰서로서 활동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오크밸리 리조트에 ‘비비고’만두 제품을 활용한 한식 체험 부스를 마련해 한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통한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전달, 제품 구매 고객에게 관람권 증정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기장 내 식당과 매점에 ‘비비고’ 만두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선수들 식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를 통해 효과적으로 한식을 알릴 예정”이라면서 "2010년부터 동계스포츠 후원을 시작했고 이번 대회도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는 사회공헌 취지에서 후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으로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기간동안 정체된 우리나라 국내 기업을 알리며 한국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의 가장 큰 수혜자로 아모레퍼시픽을 꼽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한류 정책 아래 아모레퍼시픽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류 열기가 가득한 시기 아모레퍼시픽의 수출액(관세청 기준)  2015년 1억 9000달러, 2016년 2억 8000달러, 2017년 3억 8500달러로 급증했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수출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많은  기업들은 대부분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은 국가의 의미있는 글로벌 행사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후원에 동참하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저희 회사의 주고객은 여성분들로 여성에 대한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면서 “사회공헌에 많이 참여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 모든 일에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을 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