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18이 9일(현지시간) 정식으로 개막하는 가운데, 전날인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주변에서는 본격적인 행사를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그 현장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센터장과 라이코스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하고 현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인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만났다.

▲ 임정욱 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임 센터장은 CES 2018의 핵심 키워드가 ‘기술 진화의 빠른 속도’라고 단언했다.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속도를 따라가며 시대의 트렌드를 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임 센터장은 엔비디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난 2012년 CES 행사에 왔을 당시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에 특화된 회사로 보였다”면서 “부스 내부에 자동차 관련 기술력을 전시하기는 했으나 당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 중심의 인공지능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그 만큼 시대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짧은 인연도 소개했다. 임 센터장은 “7일 엔비디아 컨퍼런스를 지켜본 후 행사장을 나오면서 우연히 젠슨 황 CEO와 짧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젠슨 황 CEO에게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 나오고 상용화되려면 얼마나 걸릴까?’라고 물으니 ‘5년’이라고 답했다. 기술의 발전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물론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많은 ICT 기술력이 생각보다 더딘 발전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그러나 임 센터장은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빠른 상용화를 위해 달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엔비디아를 두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수겸장이 가능한 회사”라면서 “허공의 기술을 현실로 보여주는 그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CES 2018의 또 다른 핵심 관전 포인트는 구글이다. 올해 부스를 열어 구글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삼아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할 전망이다. 현재 CES 2018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곳곳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알리는 대형 전광판으로 가득 차 있다. 임 센터장은 “CES 2018이 본격 개막하면 구글 부스를 찾아가 공부할 생각”이라면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쟁력을 실제 눈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의 존재감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상상력’도 미래 ICT 전자 업계의 중요한 화두다. 임 센터장은 “외국 ICT 기업들은 상상력을 통해 미래 핵심 키워드를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일본 도요타의 이동형 모빌리티인 이팔렛트도 풍부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플랫폼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은 상상력의 빈곤을 떨쳐내고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임 센터장은 CES 2018 현장에서 기술 규제와 관련된 담론을 꺼냈다. 최근 국내에서 풀러스와 럭시 등 카풀앱 서비스의 불법논란이 번지는 가운데, 글로벌 ICT 전자업계의 중심에서 이 문제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임 센터장은 “오늘 행사장으로 오던 중 은퇴한 백인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우버택시를 타고 왔다”면서 “그는 새벽에 일어나 오후 10시 운행을 종료하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운전을 하며 돈까지 버는 우버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만 해도 택시 노동조합이 강력한 미국 네바다에서는 우버가 불법이었으나, 결국 기술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고 현재 우버는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성업중이다”면서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