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8'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운데 글로벌 IT기업 삼성전자의 미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 빅스비부터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디지털 콕핏 등 삼성전자가 내건 신개념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전시회 개막전이지만 인근 호텔에서 만난 노르웨이 출신 프리랜서 개발자 라센은 “삼성전자는 최고의 가전제품 회사이자 뛰어난 기술력으로 명성이 높다”면서 “올해 구글이 처음 부스를 열어 오픈 생태계를 보여줄 계획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체 플랫폼으로 승부를 보려는 삼성전자가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2768㎡(약 84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삼성 시티(Samsung City)’라는 키워드를 공개했다. 주거공간, 사무공간, 자동차 등 소비자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테마로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CES 2018이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시티로 발전하는 현재, 초연결 생태계 강화를 통한 미래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연결과 인공지능 기술력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전사적으로 사물인터넷 서비스용 클라우드를스마트싱스 (SmartThings)로 통합해 연결성을 확대했으며 인공지능 빅스비(Bixby)를 가전에서 전장까지 전사적으로 적용하고 연결된 기기들을 스마트싱스 앱 하나로 간단하게 연동,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방문객들은 이번 CES 2018에서 빅스비를 중심으로 삼성의 기술이 모바일 스마트 TV,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물론 제3자 기기와 앱을 어떻게 연동하고 제어하는지 상황별로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콘셉트를 공개한 ‘앰비언스(Ambience)’ 시나리오를 미래 사물인터넷 기술로 구현한 대목도 중요하다. 동글이나 칩셋 형태의 앰비언스 모듈을 탑재하게 되면 사물인터넷 기기가 아닌 화분·의자·조명 등 주변의 어떤 사물이든 빅스비와 연동해 스피커 마이크 기능을 하는 기기로 변신할 수 있다.

빅스비의 경쟁력이 다른 인공지능 플랫폼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CES 2018을 통해 빅스비 플랫폼 강화로 가전제품 연동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앰비언스는 사물인터넷 기능이 없는 제품들을 연결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생태계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기술력도 발군이다. CES 2018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더 월(The Wall)146형은 ‘마이크로 LED’를 적용해 컬러필터 없이 삼원색을 표현하는 진정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밝기, 명암비, 색재현력, 시야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TV 화면의 크기와 비율의 한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한 ‘모듈러(Modular)’ 형태라 벽면 전체를 스크린으로 채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 기반으로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 주고 화질뿐 아니라 영상 특성에 맞는 음향까지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인공지능 고화질 변환 기술’이 적용된 8K QLED TV도 처음으로 공개하며 기업이나 단체에서 회의 시 아이디어 공유와 협업에 도움을 줄 신개념 디지털 플립차트 삼성 플립(Flip)도 공개한다. 인터렉티브형 디스플레이로 55형 UHD 터치 패널에 타이젠 OS를 탑재하고 노트북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회의 자료와 결과물을 쉽게 공유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해 준다.

삼성전자는 CES 2018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2018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올해 CES에서 처음 공개한다. 기존 제품 대비 개인화 서비스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가족 구성원의 음성을 구분하는 화자 인식(Voice ID) 서비스를 통해 모닝 브리프 등을 실행하면 목소리를 구분해 개인별 일정·메모를 확인하거나 선호하는 뉴스, 날씨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보관 중인 식재료나 가족 구성원의 음식 선호도를 반영해 1주일치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는 밀 플래너(Meal Planner) 기능도 핵심 중 하나다.

하만의 AKG 프리미엄 스피커가 탑재돼 주방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고음질의 음악 감상을 하는 등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CES 2018에서 미국 생활가전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라인업도 선보인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세계적인 셰프들의 인사이트를 반영하고 와이파이 기반의 연결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패키지 셰프컬렉션 라인업 4종도 전시된다. 더블 월오븐, 가스 쿡탑, 프로페셔널 레인지, 콤비오븐 등 4개 제품은 모두 CES 2018 혁신상을 수상했다.

갤럭시노트8, 기어 스포츠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함께 2018년 노트북PC 신제품 삼성 노트북 Pen과 삼성 노트북9 Always도 전시한다. 새로운 규격의 메모리 제품인 8TB NGSFF NVMe SSD(PM983), 차세대 스마트기기용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9810, 아이소셀(ISOCELL) 이미지센서도 별도 공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만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콕핏을 전시하며 여기에는 차량용 빅스비와 스마트싱스가 적용돼 음성만으로 간편하게 차 안에 있는 에어컨, 오디오 음량, 조명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집 안의 사물인터넷 기기들을 간단히 제어할 수 있어 차세대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디지털 콕핏은 자동차 안전 운전을 위한 정보와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있는 디스플레이 3개를 각 목적에 맞게 QLED와 OLED로 구성했고, 기능 선택을 위한 노브(Knob)는 삼성 스마트 워치의 회전 베젤 사용 경험을 차용해 3개의 다이얼 형태로 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