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그남자 - 그 남자가 사랑하는 모든 것. 유닉스전자 퀵 스트레이트너 편

#곱슬머리_마이콜 그 남잔 학창시절 별명이 마이콜이었다. 아기공룡 둘리 친구 말이다. 이게 다 지독한 곱슬머리 때문이다. 한 번은 두발 단속에 걸렸다. 파마했다는 이유다. 자연산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먹히질 않았다. 억울한 추억.

그 남잘 괴롭힌 곱슬머리 콤플렉스. 명절에 시골 내려가면 친척 어르신들은 꼭 한마디씩 했다. 파마비 아낄 수 있어 좋겠다고. ‘펌과 곱슬머리는 다르다고요.’ 20대엔 알바비 모아 돈으로 해결했다. 지난날 볼륨 매직에 날린 돈이 대체 얼마인지.

▲ 사진=노연주 기자

#서른살의_머릿결 며칠 전 그 남잔 서른이 됐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기분 몹시 나쁘단다. 곱슬머리 콤플렉스는 희미해졌다. 내면 깊숙한 곳엔 아직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머리카락은 여전히 꾸불꾸불하다.

이제 그 남잘 마이콜이라 놀려대는 사람은 없다. 단순히 나이 먹었기 때문은 아니다. 외출하는 그 남자 머릿결은 찰랑찰랑 직모도 이런 직모 또 없다. 분명 자고 일어난 그 남자는 곱슬머리가 확실했는데.

서른살의 아침은 달랐다. 그 남잔 매일 아침 빗 비스무리한 물건으로 머릴 곱게 빗고 집을 나선다. 고데기가 아니라 분명 빗이다. 잠깐 쓱쓱 빗질을 했을 뿐인데 머리카락이 쫙 펴진다. 신기한 광경이다. 그 물건은 대체.

▲ 사진=노연주 기자

#5분_스트레이트 이름은 퀵 스트레이트너. 요즘 그 남자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다. 일반 빗처럼 차분히 빗어주면 머리카락이 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장비다. 효과가 극적이다. 헤어 드라이기 명가 유닉스전자 제품.

“제 모발은 소중하니까요.” 그 남자가 혼자 이런 소릴 해댔다. 유닉스전자 광고모델 자리라도 노리는 건가. 그에 따르면 퀵 스트레이트너는 모발 손상 최소화에도 도움을 준다. 스타일링 시간을 줄여 모발 수분을 덜 빼앗기게 한 효과다.

‘가장 빠르게 가장 손상 없이.’ 유닉스전자가 내세운 카피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빗어주기만 하면 머리가 긴 여성도 5분이면 스트레이트를 완성할 수 있다. 퀵 스트레이트너는 그 남자가 찾아낸 곱슬머리 솔루션인 셈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탈모가_두려워 그 남잔 사실 나이 먹고 모발에 열을 가하길 꺼려왔다. 머리털이 자꾸 빠지니 괜히 걱정이다. 머리카락도 너무 얇고. 탈모인이 되는 망상에 빠지곤 한다. 탈모인인 작은 할아버지 생각이 자꾸 난다. 그런데 왜 열을 내는 퀵 스트레이트너를?

몸체에 달린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이걸 보고 발열판 온도를 바로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으니까. 모발 상태에 맞춰 10도 단위로 섬세한 조절이 가능하다. 그 남잔 가장 낮은 120도로만 설정한다.

퀵 스트레이트너는 디테일을 볼수록 그 남자와 잘 어울린다. 먼저 360도 회전코드. 본체와 전원 케이블 연결 지점을 회전하도록 만들어 줄이 꼬이지 않도록 했다. 드라이기든 마우스든 샤워기 호스든 그 남자 손에만 닿으면 줄이 잔뜩 꼬였다.

또 하나는 전원 자동 차단 기능. 그 남잔 매사 신중한 편이지만 결정적 순간에 덤벙댄다. 매일 문을 잘 잠그다가도 여름휴가 떠날 때 잠그지 않는 식이다. 퀵 스트레이트너는 1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꺼진다. 안전하다.

▲ 사진=노연주 기자

#콤플렉스여_안녕 콤플렉스는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자존감은 다시 자신감을 갉어먹고. 악순환이다. 곱슬머리 콤플렉스도 마찬가지다. 이에 짓눌려 고생해온 그 남잔 악순환 고리를 끊어냈다. 3만원대 퀵 스트레이트너로 말이다.

요즘엔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오히려 밉상이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지도 않는다. 드라마틱하게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과시하려고 괜히 고개를 흔들어댄다. 마이콜로 보일까 낯선 사람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는 인간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