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 미국의 한 투자회사가 내놓은 올해의 전망이 미국의 유통업계 논쟁의 불씨를 지피면서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뜨거운 논쟁의 주제는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의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타깃(Target) 인수 여부다.   

지난 1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회사 루프벤처스(Loup Ventures)의 설립자이자 벤처캐피탈리스트, IT 전문가인 진 뮌스터(Gene Munster)는 ‘8 TECH PREDICTIONS FOR 2018’이라는 제목의 글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글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은 지난해보다 더 발전할 것”,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Tesla Model 3’ 생산은 지난해 2500대에서 올해 15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 등을 포함한 총 8가지 IT-기술 산업에 대한 전망이 담겨있다. 이 중 특히 맨 마지막 8번째 예상은 미국 유통업계에 논쟁의 화두를 던졌다. 내용인 즉 “Amazon will acquire Target(아마존이 타깃을 인수할 것)”이다. 

▲ 출처= 루프벤쳐스

이에 대한 근거로 진 뮌스터는 “아마존은 지난 수년간 유료 멤버십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독보적 위치에 올랐다”면서 “아마존은 유통업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오프라인까지 확장시키고자 하며 이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는 지난해 유기농 식료품 업체 홀푸즈(Whole Foods)의 470개 점포 인수, 그리고 무인 오프라인 식료품점 아마존 고(Amazon GO)의 운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마존이 홀푸즈를 얻었음에도 경쟁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1만1695개의 점포에 비하면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 역량은 한참 부족하다”면서 “아마존이 타깃을 인수하면 아마존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 수는 2300개가 되고 이는 충분히 월마트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깃(Target Corporation)은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종합 유통업체로 미국 국내에서 8번째로 큰 규모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다. 가공식품·일용잡화·가구·옷·전자제품을 취급하는 대형 할인점과 이러한 할인점에 식품 분야를 강화한 하이퍼마켓 ‘슈퍼타깃(SuperTarget)’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에 대해 미국 유통업계와 미디어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주간지 포브스(Forbes)의 리차드 케스턴바움(Richard Kestenbaum)은 지난 3일(현지시간) ‘No, Amazon Isn't Buying Target In 2018’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렸다. 

그는 기고에서 “아마존이 지난해 홀푸즈 인수와 아마존 고로 보여준 온-오프라인 연결 전략을 감안하면 루프벤쳐스의 예상은 매우 ‘현명한 예측(Sensible Prediction)’이지만 현실적으로 아마존이 타깃을 인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137억달러(약 15조5000억원)이라는 아마존 역사상 최대 금액 투자로 성사됐다.  출처=Amazon.com

덧붙여 그는 “지난해 홀푸즈 인수로 137억달러(약 15조5000억원)라는 큰 돈을 투자한 아마존이 올해 또 오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타깃이 아마존만큼 큰 규모의 유통업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업 가치는 420억달러(약 44조원), 지난 한 해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은 70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이라면서 아마존의 타깃 인수 가능성이 낮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아마존의 타깃 인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무역 전문지 소싱 저널(Sourcing Journal)은 4일(현지시간) 부동산 서비스업체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소매유통 연구원 게릭 브라운(Garrick Brown)이 “올해도 오프라인과 연계한 아마존의 인수합병은 활발히 진행될 것이며 타깃의 인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 의견을 인용해 아마존의 타깃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미국의 미디어들은 각자의 분석에 근거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현재 아마존의 타깃 인수는 미국의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 유통 전문가들의 해석도 다양하다. 온라인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확장 전략 측면을 고려하면 타깃 인수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아마존이 자기들의 의도대로 온-오프라인 유통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수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마존은 경쟁력 있는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를 추가로 인수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홀푸즈 인수 이후 주당 900달러 이하로 잠시 하락했던 아마존의 주가. 출처= 구글 주가검색

그러나 다른 전문가는 “그동안 아마존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은 CEO 제프 베조스의 혁신도 있지만 온라인을 근간으로 한 기존 사업에 부동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작용했다”면서 “지난해 6월 홀푸즈 인수에 대한 비용 부담은 2017년 3분기 아마존의 주가가 9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데 직간접적으로 작용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말 아마존은 다량의 회사채(기업이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만약 아마존이 올해에 또 많은 돈을 오프라인에 투자한다면 아마존은 수많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아마존의 타깃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 세계 유통업계와 미디어의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아마존이나 타깃은 이에 대해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과연 아마존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의 오프라인 유통 확장 카드로 월마트를 압박할 수 있을까.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 올해에는 숨고르기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