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Smart Data Collective

가상 통화의 기반이 되는 '블록 체인' 기술을 사용해 은행간 송금 수수료를 대폭 싸게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올해 3월부터 일본의 일부 은행간에 시작될 전망이라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일본 내 메가 뱅크와 리소나 은행, 지방 은행을 포함한 60여개 금융 기관이 이미 실증 테스트를마쳤으며, 이 중 인터넷 은행과 지방 은행 등은 3월부터 스마트 폰 앱을 사용한 간편하고 저렴하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 참여 은행은 순차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얻는 가장 큰 혜택은 수수료 절감이다. 새로운 송금 시스템으로 송장 확인 등의 작업이 단순화되면 비용이 절약돼 결국 수수료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송금 수수료는 각 은행이 결정하겠지만 현재 수백 엔의 수수료가 10분의1 수준으로 대폭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 테크'가 개인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시스템도 이달 말까지 테스트를 완료한 뒤 올 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SBI은행과 리소나은행 등은 지난해 12월 15일 블록체인 개발회사인 리플과 테스트를 시작했다. 한국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참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해외송금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이체과정에서 중개자가 사라지며 수수료 역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소한 현재보다 30% 이상 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시중 은행들이 가상화폐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소비자 보호에 취약하고 투기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금융의 선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은,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서 영국 바클레이스, 미국 US뱅크, 홍콩 HSBC 등 글로벌 은행 18곳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자금 이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현재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인증시스템도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중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은행의 결제 시스템이 훨씬 효율적으로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분산형 디지털 거래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기존처럼 중앙 서버에 거래 정보를 집중하지 않고 네트워크의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거래정보를 검증하고 기록, 보관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참여한 모든 사람의 계좌에 가상화폐가 이동한 기록이 남는다. 거래 기록이 블록이고, 이들이 체인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암호화된 블록체인이 가진 분산성은 해킹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위변조할 수 없으며, 이중지급의 우려도 없다. 이처럼 보안을 크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대고객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 적용되는 첫 분야는 일본처럼 은행 간 송금영역이 될 전망이다.  규모가 10조원 이상인 해외 송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은행들이 분산화된 장부 기술인 블록체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해외로 송금할 때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의 중개를 거쳐 자금이 이동한다. 사용자, 국내 은행, 해외 은행 등 여러 기관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수료도 많이 발생한다.

암호화폐를 통한 해외 송금이 시작되면 은행간 디지털로 연동돼 자금을 직거래하는 은행 대 은행(B2B)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다. 따라서 자금 이체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수수료가 크게 절약될 수 있다.

또 이스라엘처럼,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혁신적인 지급결제 수단이 될 뿐 아니라 화폐주조나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