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선에디슨 홈페이지 갈무리

실리콘웨이퍼 분야 강자로 불리던 미국 선에디슨이 회생절차(챕터 11)를 졸업했다.

4일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복수의 외신들은  선에디슨이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4월 회생을 신청했고 지난해 7월 법원으로부터 개시결정을 받아 회생절차를 밟아왔다.

선에디슨 성명서에 따르면 회사는 중소기업 수준의 규모로 경영을 재개하고 보유 자산을 청정에너지 사업에 집중해 수익을 창출해낼 방침이다.

선에디슨 회장겸 CEO에는 리차드 카츠(Richard Katz)가 맡을 예정이다. 종래 구조조정을 주도한 CEO는 존 듀벨(John Dubel)이었다. 그는 2016년 6월 아마드 체이틸러(Ahmad Chatila) 전 CEO가 사임하고 후임으로 최고 경영자 직책을 맡았다.

한때 월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선에디슨은 2016년까지만 해도 실리콘웨이퍼분야에서 적수가 없었다. 이 회사는 미국 풍력발전회사 퍼스트 윈드(First Wind) 인수를 포함한 여러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최대 신생에너지업체로 급부상했다. 선에디슨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풍력·태양광 기업을 인수하는 데 31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썼다.

그러나 선에디슨은 2015년 7월 미국 태양광 패널 설치업체 비빈트솔라(Vivintsolar)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고 특히 선에디슨은 대규모 발전소 위주로 인수합병을 추진해왔는데, 태양광판 제조·설치 업체인 비빈트솔라는 기존 인수와 성격이 맞지 않아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결국 비빈트솔라 인수건은 무산됐고, 선에디슨의 주가는 2016년 7월 고점 대비 99%나 떨어졌다. 선에디슨은 2018년 만기가 돌아오는 26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이자도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자회사 테라폼글로벌은 모기업인 선에디슨을 고소했고, 또 다른 자회사 테라폼파워는 채권자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선에디슨이 회생신청 당시 밝힌 부채 규모는 16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8조2700억원)였다. 이는 2016년에 도산한 미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후 선에디슨은 같은해 8월 대만 실리콘웨이퍼 기업인 글로벌웨이퍼즈에 약 6억8300만달러(약 7280억원)로 인수됐다.

회생를 신청한 선에디슨은 자산 매각에 열을 올렸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자산을 매수할 업체들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기반 시설 투자자들과 청정발전 개발사업자, 심지어 친환경 축구팀에도 자산을 매각했다. 매각한 자산 대부분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에디슨이 매각한 총 자산은 약 23억 달러다.

특히 선에디션이 자산을 매각하면서 여러 친환경 에너지 업체들은 덕을 봤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독립 전력사인 NRG에너지에는 2015년 11월 1500MW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팔았는데 거래 규모가 약 1억8300만달러(약 1950억원)였다. 이는 당시 가장 큰 청정에너지 매수건으로 기록됐다.

선에디슨은 자회사인 테라폼 파워(TerraForm Power)와 테라폼 글로벌(TerraForm Global)이 보유한 4000MW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캐나다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자산 관리사인 브룩필드 아셋 매니지먼트사에 17억달러에 팔기도 했다. 이 거래로 브룩필드는 모두 1억700MW의 청정에너지 발전소를 전 세계에 소유하고 있는 태양광 큰 손으로 발돋움했다.

런던 개인금융회사인 액티스 LLP(Actis LLP)도 선에디슨의 남미 태양광 사업 1500MW구매하면서 남미로 진출했다.

한편 국내 롯데정밀화학이 762억원을 투자한 SMP가 주거래처인 선에디슨이 미국에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연쇄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SMP는 회생절차에서 M&A에 실패하면서 파산절차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