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게임빌

#그남자 - 그 남자가 사랑하는 모든 것. 로열블러드 편

(1화에 이어)“왜 내가 로열블러드를 가장 기대하는지 알아?”

궁금하단 눈빛으로 그 남잘 바라봤다. 뜸을 들이더니 일단 자리를 옮기자고 하더라. 자기가 치맥을 쏘겠다고. 뜻밖의 공짜 치맥에 이끌려 따라 나갔다.

날이 어둑하다.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짧다. 집에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 남자는 원래 게임 얘길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로열블러드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시작일 따름이다. 

#낯설게_하기 그 남잔 뼈 없는 후라이드 치킨과 생맥주 2잔을 시키더니 다시 로열블러드 타령이다. “어때? 막 하고 싶지 않아?” 게임회사 마케팅팀 직원이 따로 없다. 괜히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아직 모르지. 캐릭터나 스토리는 원래 모든 RPG(역할수행게임)의 공통분모잖아.”

고갤 끄덕이는 그 남자. 전에 어떤 RPG를 해봤냐고 묻더라. 기억을 더듬다가 생각나는 게임을 줄줄이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디아블로2 같은. 사실 RPG랑은 맞지 않아 남들 다 하는 게임만 살짝 경험해본 정도?

그 남자가 살짝 비웃음을 머금었다. 빈정이 상할 무렵 친절한 목소리로 말한다. “모바일 RPG는 안 해봤고? 사실 요즘 모바일 RPG는 다 거기서 거기야. 그런데 로열블러드는 다르지. 차별화된 콘텐츠가 가득하거든. ‘낯설게 하기’가 개발 방향이었을 정도이니까.”

#이벤트_드리븐 ‘아, 제발! 그만 뜸 들이세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걸 그 녀석, 아니 그 남자가 알지 모르겠다. 그 남잔 연연하지 않는 모양이다. 설렌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간다. 앞으로 이야기할 3가지 키워드를 꼭 기억하라며.

“첫째, 이벤트 드리븐. 로열블러드는 한국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최초로 이벤트 드리븐 방식을 적용한 라이브 오픈 필드가 특징이야. 이벤트 드리븐은 필드에서 흩어져 각자 게임을 즐기다가 특정 장소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면 다 같이 모여 참여하는 방식이지.”

그 남자에 따르면 로열블러드 세계에선 다양한 필드 이벤트가 갑자기 등장한다. 튜토리얼 이후 퀘스트를 차례로 수행해나가는 구조에서 탈피해 비선형 구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단 설명이다. ‘길드워2’ 같은 PC 게임엔 종종 적용된 방식이지만 모바일 게임에선 그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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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세_전환 “둘째는 태세 전환 시스템. MMORPG는 팀워크가 중요한 장르지. 개인 능력 외에도 파티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해. 태세 전환 시스템은 역할에 따른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요소야. 전투 중에 역할 전환으로 전세를 변화시킬 수 있어.”

설명만 듣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후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유저는 자신의 캐릭터 전투 콘셉트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악사는 공격 태세와 보조 태세를 넘나들며 전투 가능하다. 태세를 전환해가며 전술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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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_100 “마지막으로 대규모 RvR. 이 키워드가 가장 중요해.” 그 남잔 1시간 넘게 대규모 RvR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말하는 데 정신 팔려 치킨 먹는 것도 잊은 듯하다. 그 사이에 나만 안주발을 세웠다. 그래도 이야긴 귀담아 들었으니 오해 마시라.

처음 ‘RvR’이란 용어를 들었을 때 그 남자가 PvP(플레이어간 전투)를 RvR로 착각한 줄로 알았다. 알고 보니 RvR은 ‘Realm vs Realm’, 그러니까 진영간 대규모 전투를 의미하는 게임 용어더라. RvR도 모르는 내게 게임 얘길 하고 있는 그 남자는 도대체.

“작년에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액션 RPG에서 MMORPG로 완전히 넘어갔지. MMORPG는 오픈필드에서의 자유로운 플레이가 강점인 장르야. 최근 RvR은 모바일 MMORPG 대표 콘텐츠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이야기가 깊어지고 있다.

“로열블러드에선 블록버스터급 RvR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어. 최대 200명이 100대 100 전투를 펼친다고. ‘글로벌 원빌드’ 게임이니 세계 유저들과 진영전을 펼칠 수도 있겠고. 생각만 해도 짜릿짜릿.”

그 남자에 따르면 로열블러드 세계에서 게이머는 지역 군주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경쟁을 펼치게 된다. 매일 2회 전투가 치러지며, 2주 간격의 치열한 전투로 군주를 가리는 시즌제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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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_않는_부분 그 남자 얘길 계속 듣다가 잠깐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 남자, 왜 나한테 치맥까지 쏘면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게임 이야길 줄기차게 하고 있는 거지? 정식 출시는 12일인데 어떻게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해본 것처럼 시스템을 꿰고 있는 걸까?’

식어버린 뼈 없는 치킨을 한 입 베어 물더니 그 남잔 말을 이어갔다. “게임이 흥행하려면 콘텐츠 자체가 충실해야 하지. 그런데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아. ‘보이지 않는 부분’도 중요하거든. 지금부턴 로열블러드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이야기해줄게.”

어느덧 시곗바늘이 9시55분을 가리켰다.(3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