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전기차가 호기심 어린 틈새 상품이라는 고비를 넘어 일반 가정의 실제 선택적 대안이 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클린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현재 전기치가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기차 구매 결정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가격, 주행 거리, 그리고 구매 편의성이다.

미국인들은 2018년에 일상의 거리를 주행하는데 아무 걱정 없는 전기차를 그리 비싸지 않은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보레 볼트(Chevrolet Bolt) EV, 디자인이 변경된 닛산 리프(Nissan Leaf), 데슬라 모델3 같은 차들이, 자동차 전문지인 캘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의 레베카 린드랜드 어낼리스트가 표현한 ‘신뢰의 문제’(trust issue)를 하나씩 하나씩 벗겨 내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는 내연 기관보다 기계적으로 훨씬 간단하다. 따라서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큰 과제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전기차는 스마트 폰처럼 얼지 않을 것이라고 깨닫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보다 많은 전기차들이 도로를 누비는 것을 보고서야 그 두려움은 완화될 것이다.

▲ 2018년에 널리 보급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보레 볼트 EV. 출처= GM

2018년에는 시보레 볼트 EV가 전국적으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첫 해가 될 것이다. 이 차는 이미 시장에서 성공적 데뷔를 마쳤다. 2017년 4월에 출시돼 2만 대 이상이 판매되었다. 그러나 지난 해에는 미국 50개 주 전역에 까지 미치지는 못했다. 볼트 EV의 가격은 약 3만 7000 달러(3950만원)에서 시작되며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약 238마일(380km)을 주행할 수 있다.

▲ 닛산 리프는 볼트 EV 보다 주행 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더 낮다. 출처= 닛산 자동차

새롭게 디자인된 닛산 리프도 2018년에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현재로서는, 닛산 리프는 볼트 EV와 직접적인 경쟁은 피하고 있다. 배터리 한 번 충전의 주행 거리가 150마일(240km)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출시 가격이 3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주행 거리나 가격 면에서 볼트와 경쟁할 리프 버전은 2018년 후반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모델 3의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고비를 빨리 넘겨야 만이 판매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테슬라는 모델 3의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고비를 빨리 넘겨야 만이 판매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테슬라

출시 가격이 볼트 EV와 거의 비슷한 데슬라 모델 3은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질이 발생했다. 차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출시 첫 달인 지난 해 10월 단지 260대가 생산됐다. 덕분에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테슬라가 아니라 GM이었다.

그러나 테슬라가 생산 문제를 조속하게 해결해야만 – 아직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딜러 네트워크보다 판매망이 제한된 테슬라가 GM과 닛산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델 3를 사기 위해 환불 가능한 예치금을 미리 지불한 사람은 4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내비건트 리서치의 운송 애널리스트 샘 아부엘사미드는, 사람들이 옵션 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가는지, 그리고 실내의 조절 장치의 불편함 등을 알게 되면 그 중 절반 이상은 취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델 3은 미국의 전기차 판매에서 선두 자리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테슬라에게는 두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테슬라 브랜드 밴드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모델 3를 예약한 캘리 블루 북의 린드랜드는, GM의 볼트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델 3를 취소하고 볼트 EV를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에는 신비함이 있기 때문이지요.”

또 다른 요인은, 테슬라의 딜러 네트워크가 시보레나 닛산과 비교해 훨씬 초라하지만, 전기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는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마케팅 조사업체인 입소스(Ipso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존 자동차 딜러 판매원은 종종 전기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고객에게 가솔린 모델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3개사의 전기차 모델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에도 일조를 하고있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즉 전기차가 흥미롭고 바람직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것이다. 리프와 볼트 EV는 전기 자동차의 접근성을 높여 주었다. 잘 모르는 스타트업 자동차 제조사에게서가 아니라, 보통 픽업 트럭을 판매하는 기존 딜러에게서도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남은 문제는 제조사들이 전기 자동차 판매에서 크게 의존하고 있는 7500달러(800만원)에 달하는 연방 세액공제다. 이 공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말에 서명한 공화당의 세제 개편안에는 그대로 살아 남았지만, 각 자동차 회사가 판매하는 최초 20만대 까지만 허용된다. GM, 닛산, 테슬라는 올해 어느 시점에 이 수치를 넘어 설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그때까지 전기 자동차는 독자적으로 설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