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중심에 두고 초연결 생태계를 조성해 탈모바일의 깃발을 높게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콘텐츠와 플랫폼 전반의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다양한 생태계 전략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막론하고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ICT업체 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반도체 칩 제조업체 인텔과 마이크로프소세서 등을 생산하는 AMD는 이미 결합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초연결 생태계에서 두각을 보이자 전통의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나선 인텔이 AMD의 손을 잡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인텔의 프로세서에 AMD의 라데온 그래픽이 들어가게 된다. 인텔은 아이폰4 전까지 아이폰의 모뎀칩을 개발한 인피니온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애플과의 동맹전선을 구축했다.

구글과 시스코의 클라우드 연합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협력도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해 알렉사에서는 코타나를, 코타나에서는 알렉사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오프라인 신선식품 업체인 홀푸즈를 인수한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해 구글이 소매업체 월마트 등과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빌리티(이동수단)에서는 우버와 반 우버연대가 더욱 거칠게 충돌하고 있으며 검색업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리프트의 협력도 강해지고 있다.

전자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영역의 파괴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화권 연대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픽사베이

인공지능이 중심을 잡고 모든 사물인 연결되는 구조는, 이제 사물인터넷을 넘어 산업인터넷으로 발전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으며 센싱기술과 인간의 사고를 ‘탐(貪)하는’ 로봇의 등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하방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알고, 대비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합종연횡, 혹은 진영 구축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 돼야 한다. 올해 ICT 분야는 모바일에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초연결의 시대로 나아갈 것이다. 올해는 과도기여서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은 좋은 예다. 방대한 데이터의 보고인 중국과 협력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역량을 쌓을 필요가 있다.

이후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게 좋은 방법이다. 모든 시작은 데이터, 즉 빅데이터 활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올해 빅데이터의 확보와 운용을 위한 기회를 잡는다면, 무술년 ICT 성공의 절반은 확보하는 셈이다. 나아가 모든 ICT 영역에서 비슷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무술년 과도기의 거친 변화에서 한국이, 한국의 ICT 산업이 걸어갈 길은 대세에 올라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