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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의 ‘브랜드 썸 타다’] 광고가 광고를 패러디하다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1.12  20:11:24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하면 선호하게 됩니다.” 필자가 강의 때 자주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홍보든 광고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 ‘반복–익숙–선호’의 구조를 많이 활용합니다. 기업에서 자주 활용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광고 패러디가 있습니다. 이 역시 ‘반복–익숙–선호’ 구조를 활용한 방법이죠. 특히 패러디를 하는 광고나 패러디를 당하는 광고 모두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패러디한 광고는 쉽게 인지할 수 있고, 패러디 당한 광고는 다시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 어, 많이 듣던 말인데… 카피 패러디

“올겨울 엄청 춥다는데. 우리 월동준비는 다 했나?

다 했지.

진짬뽕.

햐~ 진짬뽕은 진짬뽕이다.

여보~ 아버님 댁에도 진짬뽕 놔드려야겠어요.“

오뚜기의 진짬뽕 TV 광고 ‘월동준비편’입니다. 진짬뽕 모델 황정민과 아내의 대화입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해 진짬뽕을 미리 준비했다는 내용이죠. 그런데 광고 끝에 나온 카피가 어디선가 많이 듣던 익숙한 카피죠.

‘여보~ 아버님 댁에도 진짬뽕 놔드려야겠어요’는 바로 1990년대에 경동보일러, 지금의 경동나비엔 TV광고 메인 카피에 나오는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당시 경동보일러는 TV를 통해 광고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를 ‘소편’, ‘연탄갈기편’, ‘부부편’ 등을 시리즈로 제작해 방영하면서 감성적인 광고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2017년 겨울, 진짬뽕의 ‘여보 아버님 댁에도 진짬뽕 놔드려야겠어요’는 그때의 경동보일러의 따뜻한 효심을 다시 소환하고 있는 셈이죠.

   
   

▲ 진짬뽕 광고 캡처(위)와 경동보일러 광고 캡처(아래)

 

# 귀에 익숙한 멜로디, BGM 패러디

‘딴 딴 딴 딴 따라라~ 딴 딴~’으로 시작하는 미국 팝가수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의 ‘패밀리 어페어(Family Affairs)’가 BGM으로 사용된 광고를 기억하나요? 2004년 스카이 뮤직폰 광고죠. 클럽문화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에 감각적인 음악과 매혹적인 댄스가 담긴 SK텔레텍의 스카이 뮤직폰 광고는 젊은 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광고 엔딩 부분에 나오는 ‘같이 들을까? It’s different’의 속삭임은 그 광고의 매력을 절정에 이르게 합니다.

그 후, 귀에 익숙한 ‘패밀리 어페어’의 BGM이 또 들렸습니다. 메인 카피는 ‘같이 들을까?’에서 ‘같이 해요, 뚜껑 열까?’로 바뀌고, ‘It’s different‘는 ‘It’s delicious’로 바뀌었죠. 광고는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클럽이 다소 코믹한 분위기로 변했지만 젊은 층의 인기를 끌었던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음악이 담긴 스카이 뮤직폰 광고를 연상시키며 매혹적이면서도 눈길이 가는 묘한 분위기로 옮겨갔죠. 바로 한국야쿠르트의 왕뚜껑 TV광고였습니다.

# 아, 반가워요… 캐릭터 패러디

“여기가 거실이고… 이쪽으로 가면 침실, 자, 그리고 와아아~, 아아아~~~”

한 여성이 친구인 세 명의 여성에게 자기 집을 구경시켜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개하는 방에 진열된 명품 구두와 의류들. 세 명의 친구들은 환호성을 칩니다. 이때 다른 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환호성. 아이들은 방안 가득한 걱정인형을 보고 환호성을 칩니다. 바로 메르츠화재의 걱정인형입니다. 이 광고는 메르츠화재의 광고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있지 않나요? 네, 이 광고는 하이네켄 광고를 패러디한 광고입니다. 이 광고 역시 네 명의 여성이 명품에 환호할 때, 다른 방에서는 방안 가득한 하이네켄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좀 우습지만 아내는 명품에, 남편은 하이네켄에, 아이는 걱정인형에 열광하는 모습이죠.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반가운 이유는 뭘까요? 누군가와 닮았죠? 캐리, 샬럿, 사만다, 미란다… . 바로 미국 HBO에서 방영한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주인공입니다. 뉴요커인 이 네 명의 여성 캐릭터를 패러디해 하이네켄 광고가 제작되었고, 이 하이네켄 광고를 패러디해 다시 메르츠화재 광고가 만들어졌죠.

패러디 제작물은 스토리의 3요소인 인물, 배경, 사건을 중심으로 많이 따옵니다. 메르츠화재의 걱정인형은 <섹스 앤 더 시티… 의 인물을 가져왔고, 하이네켄 광고의 사건을 빌려온 셈이죠. 또 오뚜기의 진짬뽕 광고 역시 겨울 걱정하는 월동 준비 사건과 효심 메시지를 따왔고요, 왕뚜껑 광고는 클럽이라는 배경과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배경 음악, 그리고 사건을 패러디했습니다.

결국 패러디로 만든 광고는 낯설지만 익숙해서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원조 광고에게는 어딘가 익숙해서 다시 그 광고를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두 광고 모두에게 좋은 스토리가 만들어진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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