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혁명 시대에 핵심 원자재 리튬 보유국들은 리튬을 발판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려 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공급 증가에 따른 배터리용 리튬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들은 그 과실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주요국 리튬 생산량 추이.출처=블룰버그

전기차용 리튬 시장 성장 기회

전기차 혁명을 맞아 전기차용 리튬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분야로 꼽힌다. 중국이 오는 20205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을 전체의 5분의 1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 내년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일본의 파나소닉, 한국의 LG화학, 영국의 테슬라 등이 만들고 있는데 원재료인 리튬을 장기간 안정되게 확보하길 원하고 있다.

전기차 공급 증가에 따른 배터리용 리튬 수요가 늘면서 리튬가격은 2015년 t당 1만달러 미만에서 현재 약 2만500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  리튬 확보는 리튬 배터리 공급업체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아르펜티나와 볼리비아, 칠레 등 남미 ‘리튬 삼각형’을 이루는 국가들이 리튬을 팔아 국가경제를 재건하겠다는 꿈을 꾸기에 좋은 여건이다.  리튬은 이들 나라 고지의 소금 평지(salt flat)에 주로 매장돼 있다. 솔트플랫은 오랜 전엔 바다였으나 바닷물이 증발해 침전된 염분으로 뒤덮인 평지를 말한다. 아르헨티나 카우차리 올라로즈 솔트플랫도 해발 4000m 고지에 있다. 매장량은 넉넉한 만큼 이를 캐서 상품화할 자본력을 갖춘 파트너를와 인력을 구하는 게 이들 나라의 숙제로 떠올랐다.

▲ 리튬 가격 추이.출처=블룸버그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의 꿈, 인력난에 발목잡히나

아르헨티나는 세계 가채 리튬의 3분의에 해당하는 많은 매장량과 투자자에 호의적인 정부에 힘입어 지난해 리튬 최대 생산국으로 등극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1997년 데드맨 솔트플랫에 사업장을 연 미국에 본사를 둔 FMC코프가 유일한 리튬 추출 회사였으나 2015년 호주 오로코버사가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6% 수준인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리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를 통해 칠레가 가진 시장을 빼앗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예측 불능의 기후에다 자본조달외에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로코버는 연간 1만5000t 이상의 리튬을 생한할 계획이었으나 궂은 날씨에다 폭풍으로 탐사가 차질을 빚고 수입 화공약품의 도착이 지연되고 숙련 엔지니어를 구하지 못해 생산량은 1만1900t에 그쳤다.

특히 아르헨티나 청년층은 변호사, 의사 등 인기 직종에 몰리는 반면 리튬 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것이다. 특히 리튬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구리, 금과 같은 일반 광산 산업 지식에다 화학 지식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구하기가 하늘 별따기와 같다. 더욱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를 하면서 셰일가스와 같은 산업과 구인경쟁을 벌여여야 한다.

연산 2만t의 탄산리튬 생산 광산은 약 200명의 현장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는 현재 38개의 리튬프로젝트가 있어 단순 계산해도 7600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남미의 리튬 생산국인 볼리비아 사정도 마찬 가지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비해 생산량이 아주 작다.

세계 최대 솔트플랫인 우유니의 광산에서 볼리비아는 2011년 월 40t의 리탄산리튬을 생산하길 희망했지만 9년 동안 4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는데도 현재 생산량은 월 10t에 불과하다.

리튬 삼각형을 이루는 이웃 칠레가 연간 7만t, 아르헨티나가 3만t을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양이다. 세계 연간 생산량이 23만t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볼리비아의 생산량은 극히 미미하다.

이에 따라 볼리비아는 현지에 리튬 이온 배터리 공급 사슬을 구축할 외국 협력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해외 기업들은 기후 조건에 더해 좌파에 가까운 이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시장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성 있는 한국 기업들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리비아는 중국 등지에서 급증하는 리튬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 건립에 7억5000만달러를 투입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지만 파트너는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