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국내 유업계는 기로에 서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에 따른 소비 인구 감소, 그로 인한 국내산 유제품 수요 감소다. 국내 우유시장은 2013년 1조 100억원에서 2016년 9360억원으로 규모가 7.3% 감소했다. 우유를 먹는 인구가 줄어드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국내 유업체들은 카페, 디저트, 해외, 커피믹스, 반려동물 분야 등에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카페·디저트 시장 진출로 흰우유 소비

국내 주요 유업계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4곳은 자사 제품을 활용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 ‘폴바셋’을 시작으로 남양유업 ‘1964백미당’, 빙그레 ‘옐로우 카페’, 서울우유 ‘밀크홀1937’ 등이 있다.

첫 주자는 매일유업이었다. 매일유업은 세계적인 바리스타 폴바셋과 2009년 손을 잡고 한국에서 그의 이름을 딴 폴바셋 카페를 오픈했다. 폴바셋의 인기 메뉴 라떼에 힘입어 상하목장 유기농 원유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며 카페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두 번째 주자는 2014년 남양유업이다. 남양유업 1964백미당도 유기농 원유를 이용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내세우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빙그레도 옐로우 카페를 오픈하며 카페 시장에 뛰어들었다. 옐로우 카페는 카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제품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연인끼리 사용할 수 있는 빨대, 분무기 형태의 빨대 등 ‘마이스트로우 캠페인’을 펼치며 온·오프라인에서 화제 모았다. 

▲ 빙그레 마이스트로우 이벤트. 출처= 빙그레

흰 우유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카페 시장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지난 7월 서울우유는 롯데마트 서초점에 사업타당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테스트 매장 ‘밀크홀 1937’을 선보였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지난 5개월 동안 베이커리, 샐러드 등 수제우유와 자연치즈를 이용한 디저트 메뉴를 표준화하고 매장운영기법을 익히는 등 외식사업에 발을 내딛기 위해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해외진출, 커피믹스, 반려동물 분야로 사업 다각화

서울우유의 반려동물 분야 진출은 단연 눈길을 끈다. 서울우유는 지난 1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반려동물 전용우유 ‘아이펫밀크’를 선보였다.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279만개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내년에는 어린반려동물 전용우유를 출시할 예정이다. 강아지·고양이 전용으로 세분화 된 우유는 현재 검토하고 있다.

▲ 루카스나인. 출처=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2011년 출시한 커피믹스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1월 28일 ‘루카스나인 리저브 드립 인 스틱’을 내놓았다. 스틱에 여과지를 부착한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커피를 만들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믹스시장이 줄고 있지만 아직 1조나 되는 시장”이라면서 “현재 남양유업이 믹스시장의 15%정도 차지하고 매출은 1500억정도다. 앞으로 30%까지 시장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는 3~4년 전부터 해외법인도 늘리며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빙그레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에 진출해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식품 수출은 다른 카테고리와 다르게 자리를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맛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한 오리온도 10년이 걸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지를 갖고 새로운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릴 계획이다. 우리 회사는 재무건전성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언제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가공제품 개발

각 회사가 유가공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프리미엄 흰 우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저지방우유 등 제품 개발과 컵커피, 발효치즈 등 제품 다양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 출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서울우유는 흰 우유 시장 점유율 1위지만 발효유나 유가공품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이에 서울우유는 오는 2020년 9월까지 경기도 양주에 우유 가공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이 공장은 우유, 가공유, 분유, 버터 등 70개 품목 이상의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유가공장이 될 것이다.

▲ 출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우유 소비가 다양화 되면서 유업계도 사업을 다양한 분야로 넓혀가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품질 좋은 프리미엄 우유의 수요는 여전히 많다. 결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유지하는 것은 제품의 ‘품질’이라는 소비재 업계의 본질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