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퇀은 유저수 6억명이 넘는 중국 최대 O2O플랫폼, 기업가치는 330억$(36조원), 등록된 음식점, 마사지샵 등 오프라인 상점수가 2.9억 곳에 달한다.

디디추싱은 200만대 차량 보유한 우버와 비견되는 중국 모빌리티 플랫폼 1위 기업이다. 지난주에 소프트뱅크 4.5조 투자받으면서 60조원 기업가치 돌파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텐센트가 조단위 전략적 투자를 집행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헌데 왜 두 회사가 전쟁을 붙는가?  전장은 어딘가? 확인해보겠다.

메이퇀은 디엔핑과 2015년 전격 합병하면서 중국 오프라인의 존재하는 모든 상점들을 플랫폼으로 진공청소기 처럼 빨아들였다. 음식점, 마사지샵, 헬스장, 학원, 사우나, 호텔, 수영장 등등. 이제 중국에서 간판달린 모든 상점은 메이퇀 APP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맞다.

그런 메이퇀의 기업가치가 위에 언급한 것처럼 디디추싱의 절반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On Demand서비스의 왕자", "중국 O2O의 황제", 메이퇀 입장에선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 맥락일 것이다. 그래서 메이퇀의 왕싱 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디디추싱에 대한 공개적인 선전포고를 개시했다. 정지된 지점(spot)을 모두 가진 메이퇀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동선(route)를 상대로 영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맥락상 참으로 말이 되는 것이, 사람들은 먹는 곳에 대한 집착과 충성도는 강하지만, 이동의 방식에 대한 충성도는 낮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행동패턴을 상상해보라. 절대 진리다. 사람은 식욕에 한없이 약한 존재다.ㅋ) 유명 맛집을 가기 위해 사전에 예약했고, 할인쿠폰을 받아놓았다면, 목적지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동은 다르다. 길거리에 보이는 택시를 잡을 수도 있고, 디디추싱으로 잡을 수도 있다. 이제 메이퇀은 충성도 높은 자신들의 고객에게 이동의 옵션을 새롭게 제안하려 하는 것이다.

"식사 장소 예약하셨어요? 차비 20% 할인받으세요~ 목적지 입력도 필요없어요, 저희가 알아서 차량 어레인지해드릴께요~ " 이런 달콤한 제안 말이다.

하지만, 디디추싱은 절대 쉬운 상대 아니다. 우버도 수조원을 쓰고 실패하고 디디추싱에게 백기를 들었었다. 현재 군소 경쟁사가 존재하지만, 모두 디디추싱의 엄청난 실행력과 속도 경영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준독점 상황의 디디추싱에게 메이퇀이 던진 선전포고는 중국 산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반기고 있다. 우버가 퇴장한 이후 자취를 감춘 무료 및 할인 쿠폰들이 이제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래서 이번 메이퇀의 전쟁 선포를 "쿠폰의 전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메이퇀의 차량호출 서비스 사업 진출은 난징(남경)시에서 시범운영 10개월 후에 내린 결정이다. 시범운영은 나름 성공적이다. 난징에서 매일 10만건 이상의 오더가 접수된다고 한다.

향후 중국 전역 도시로 확장 계획이라고 하는데 도시별로 20만명의 사용자로부터 투표방식으로 사전 신청을 접수하고, 20만명에 도달하면 정식 서비스 개시하는 방식이다. 사전 투표 참여 소비자들에게는 쿠폰을 3장씩 나눠준다. (소비자들이 째려보는건 바로 쿠폰!^^)

디디추싱의 독점적 지위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빼앗아갔다. 길거리에 택시도 대부부 디디추싱에서 주문을 받아 이동중이고, 시장점유율 90%를 넘는 디디추싱의 영향력은 중국 대도시에서는 거의 절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안이 없으니 디디추싱이 제안하는 높은 요금(비오는 출퇴근 시간에 2배는 보통)을 수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메이퇀이라는 수조원 현금 동원력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 디디와 경쟁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디디추싱과 메이퇀의 경쟁은 텐센트 마화텅 회장에게 가장 머리아픈 이슈가 아닐지 싶다. 두 기업 모두 애지중지하는 기업일터인데 두 기업이 전쟁을 벌인다니 가뜩이나 알리바바와 전면전 속에서 아픈 머리가 더 아파질 듯하다. 디디추싱과 메이퇀 중 어느기업이 텐센트에 더 가까운가를 따지면 메이퇀이라고 해야 맞다. 누적 투자금액도 더 많거니와 디디추싱에는 알리바바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퇀의 도전은 과연 성공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인가? 2018년 새해 중국의 산업 구도에 커다란 화제이다. 지속 경과를 지켜보아야 하겠다.

p.s.
누군가 묻는다. 이런 중국 플랫폼 기업들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한국엔 어떤 의미일까? 

난 "위기"라고 답한다. 위기란 단어엔 위험과 기회가 함께 존재한다고...

한국에선 규제와 시장규모가 작아 성립 불가능한 것들이 중국에선 데이터 혁명가들에 의해서 새로운 시장 질서로 형성되고, 이러한 변화가 이제는 중국 내에서 건전한 경쟁의 단계로 접어든 상황이라고...

중국을 기술 만리장성 벽쌓고 혁신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전망하던 사람들에게 한마디 던지겠다. 메이퇀과 디디추싱이 격렬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으면 그 해답을 들고 가장 먼저 범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강건너 불구경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지금이라도 데이터 혁신가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부여하고, 구태의연한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무너뜨려야 한다고...  그래야만 "위험"을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