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생리대, 팬티라이너, 기저귀에 들어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유기성 화합물질 전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위해성을 평가할 수 없는 물질이 포함돼 있는 점 등은 의문점을 남겼다. 

식약처는 28일 생리대, 팬티라이너에 존재하는 클로로벤젠, 아세톤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74종에 대한 전수조사(전체조사)와 위해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량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생리대 함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휘발성 유기화합물 84종 중 인체위해성이 높은 10종에 대한 1차 전수조사에 이은 나머지 74종에 대한 후속 조치다.

▲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가 이번 조사에서 분석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74종 중에는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자료가 없어 유해성을 판단할 수 없는 7종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현대 과학수준에서 직접적인 위해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유사한 물질의 독성 자료를 활용해 추가로 평가했고,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4년 이후 국내 제조·수입·해외직구 하고 있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총 61개사의 666품목과 기저귀 87개사의 370품목을 대상으로 했다.

▲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최대 함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함량시험법을 적용했다. 생리대를 초저온(-196℃)으로 얼린 뒤 분쇄한 후 고온(120℃)으로 가열해 방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측정했다. 
 
위해평가는 생리대 갯수(생리대 하루 7.5개씩 한 달에 7일간, 팬티라이너 하루 3개씩 매일 사용 가정)와 생리기간, 피부흡수율을 고려한 전신노출량과 독성참고치를 비교해 안전한 수준이 유지되는지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리대 의료·분석·위해평가·소통전문가로 구성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와 식약처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검증 절차를 거쳐 타당성을 인정 받았다.

식약처는 “전수조사와 위해평가 결과, 브로모벤젠 등 24종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검출된 50종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환경부·질병관리본부 등과 협력해 건강영향 조사를 추진하고 있고 생리대에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다이옥신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그동안 생리대 관련 논란으로 국민들게 불안을 안겨드려 송구하다”면서 “앞으로 여성 위생용품 안전관리를 강화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생리대 업체 관계자는 “지난 12월 13일 식약처, 소비자원, 위생용품 의약외품 사업자 5곳과 함께 정례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자율안전규약을 협약식을 가졌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 홈페이지에 생리대 전 성분 표기 등 휘발성 화합유기물을 줄여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안전하다'고 확실히 말하기에는 이번 조사에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있다. 휘발성 화합물질 하나는 개별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몰라도 여러개의 휘발성화합물질이 만났을때 어떤 영향을 인체에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또한 현대과학으로 아직 위해성을 판단할 수 없는 물질이 7종이나 있다. 비슷한 물질을 참고해 평가를 했다지만 정확한 평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생리대 안전위원회 전문가들의 판단과 조사결과를 신뢰한다"면서 "건강영향조사를 통해 역학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소비자들도 이번 식약처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