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알려면 먼저 경제를 읽어야 한다. 역내에 투자한다면 대형주에 할 것인지 중소형주에 할 것인지, 역외펀드라면 신흥국인지, 선진국인지, 광물·금속 등 실물자산에도 투자할 것인지 등 이 모든 판단은 경제 흐름을 읽지 못하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2017년 한국 경제는 모처럼 순풍에 돛을 단 배와 같았다. 산업 전반에선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 독주라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IT는 물론 조선과 철강도 점차 나아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제 대한민국호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수출 호조세가 맞물리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목전에 뒀다. 지난해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 열기도 뜨거워져 코스피는 10년 3개월 만에 2500포인트 고지를 넘어섰다. 2018년에도 경기전망은 밝다. 세계경제는 낮은 물가에 경기가 나아지는 ‘골디락스’ 경제로 흘러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한국으로 이어져 2018년에도 주식은 물론 펀드 투자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위험중립형’ 투자자라면 2018년엔 펀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8년 펀드, ‘아시아·한국·유럽·실물자산’ 주목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2018년엔 ‘아시아·한국·유럽·실물자산’ 펀드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에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흐름이 거셌다. 미국은 12월 금리 인상과 2018년 자산 매입 축소를 발표하며 경기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증시 역시 경기를 선반영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경기회복 사이클은 선진국에서 신흥국 순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미 너무 많이 오른 미국보다는 신흥국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업계 전문가 A 씨는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이익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은 기업의 이익에 수렴하기 때문에 주가형 펀드의 경우 각 기업의 이익 성장률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2018년에도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같은 경우 2018년에는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와 함께 유럽 지역 전망도 밝다. 유럽의 경우 금리 인상 없이 물가도 굉장히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어서 2018년 인플레이션이 이뤄지면 이익 성장률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업계 전문가 B 씨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면서 올해 중소형주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놨다.한국의 경우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대형주의 경우 2017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2018년에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호황) 등이 끝나고 대기업 위주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성과가 개선될 수 있다.

광업주 등 실물자산 펀드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인 C 씨는 광업주 등 실물자산 펀드를 추천했다. 통상 경기가 회복되면 설비나 기업투자가 늘면서 금속·광물 등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실물자산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흐름을 미리 반영해 ‘구리박사’로도 불리는 구리의 경우 2017년 11월 7일(6530달러)에서 22일(7018.5달러)까지 가격이 수직 상승했다. C 씨는 “올해에는 인플레이션도 예상하고 있고 실제 선진국과 신흥국 전반에 걸쳐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전망이 밝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등 굵직한 인프라 투자 사업이 늘면서 원자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억원으로 구성해본 펀드 포트폴리오

이상의 추천 종목으로 여윳돈 3억원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자. 펀드는 기본적으로 ‘위험중립형’이기 때문에 현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이 아닌 주식형펀드로 구성해 높은 수익을 도모했다. 먼저 아시아시장의 펀드로 20%(6000만원)를 구성했다. 한국 상품으로는 대형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를 각각 15%(4500만원, 4500만원)씩 구성했다. 유로존 펀드에 30%(9000만원)를 투자하고 실물자산 펀드에 20%(6000만원)을 투자했다. 임의로 설정해본 펀드 상품은 피델리티아시아(아시아), 하나UBS블루칩바스켓(대형주),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슈로더유로(유로존), 블랙록월드광업주(실물자산) 등이다.

각 유형별 펀드 상품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펀드다모아(http://fundamoa.kofia.or.kr)에서 수익률 기간, 수익률, 위험요소, 투자지역, 설정액, 총보수 등 세부 요소로 설정해 검색할 수 있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기대 수익률에 따라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투자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3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투자 금액을 고려하면 스스로 상품을 찾기보다는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테크펀드, 지금이 기회는 맞다

외화, 원화 값의 차이를 노려 투자하는 환투자는 투자방법 중에서도 어려운 축에 속한다. 환율은 대내외적 요인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성도 크고,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내심을 갖고 환투자에 도전할 준비가 됐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조언했다. 2018년에도 신흥국 경기 펀더멘털이 개선되면서 자금이 신흥국으로 계속 흐를 것이고 미국도 달러 강세가 되도록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전문가 D 씨는 “오랜 달러 약세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달러가 급반전해서 강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화만 갖고 투자하지 않고 통화분산 차원에서 환투자를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배당주펀드, 11월을 노려라

기업의 배당을 기대하고 가입하는 배당주 펀드는 대형주 펀드에 속한다. 배당은 보통 한 해의 끝, 12월에 대부분 이뤄지는데 배당주 펀드로 수익을 보려면 배당이 모두 끝나는 시점까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1년 동안 기업의 매출, 순이익 등 추이를 잘 지켜보다가 배당 직전인 11월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2018년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배당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인 E 씨는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기업 재평가와 함께 배당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면 배당주 펀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펀드, 이런 사람에게 추천

주식과 펀드 중에서 고민 중인 초보 투자자라면 펀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각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주식과는 달리 펀드는 여러 가지 종목을 묶어 만든 상품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기업의 대내외적 상황이나 리스크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간접 투자하는 펀드가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30~50개 정도의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도 더 줄어든다. 단 주식 수익이 100% 자기의 몫이 된다면 펀드는 분산 투자에 따라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 투자 중개에 따른 운임 수수료 부담은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 펀드 가입 시 과거수익률지표에만 얽매여선 안 된다. 미래 성장 가능성과 시장동향 등을 참고해 자기에게 맞는 펀드를 고른 후 금융투자업계 영업점으로 가는 것이 순서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