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는 쑥스럽지만,올해가 회갑이라는 이유로

참 요란하게 한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동기들 모임에서 자가 발전하는 기분으로 뭉쳐

많이들 쏘다녔고,아직도 몇 건의 계획이 대기중입니다.

왜 그리 숙제하듯 올해,내년에 다 해치우려는지 나도 불만입니다.

그런 후유증였을까요?

연말에 2주간이나 몸살로 병치레를 하는가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내게는 먼 일로 생각했던 대상포진까지 걸려

십여일 더 병원을 드나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주 큰 눈이 와서

연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람 쐬러 가기로 한 일정이 취소된 거랄까요!

아프며 모처럼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갇혀 있게 되며

여러 생각,특히 나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몇몇 송년회에 참석했습니다.

져녁 자리에 갔는데, 웬 사람들이 그리 많던지..

경기가 살아난 건지, 허름한 집에서 송년회들 모임을 해서 그런 건지,

하도 시끄럽고,더워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동석했던 친구가 재치있게 건배사를 제안했습니다.

주변이 큰 소리로 건배하고, 시끄러우니,

우린 작은 소리로 건배를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가 비밀 얘기를 하듯이 선창으로

‘이런 모임’이라 속삭였고,나머지가 후창으로

‘흔치 않아’라고 나직하게 외쳤습니다.

그러고는 유쾌하게 큰 소리로 한참을 웃었습니다.

 

돌아오며 생각하니 위로나 격려가 더 필요한 사람은

바로 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잠자리에 들고,아침에 홀로 잠깨 살아내는 내가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한해! 흔치 않았어!’라 혼잣말을 했고,

더 나아가 ‘이런 인생! 흔치 않아. 힘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집에 와서 ‘우리 가족! 흔치 않아!’라 외치며,

어리둥절해 하는 가족에게도 따듯한 온기를 전했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