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툴리눔톡신, 필러 등 미용주사 시장이 격변하며 향후 시장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휴젤은 메디톡스를 제치고 미용주사 매출액 선두로 올라섰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발매했지만 연매출 100억원대로 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휴온스글로벌은 최근 ‘휴톡스주’의 임상 3상을 개시해 2019년 국내에 발매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보툴렉스, 메디톡신, 나보타, 휴톡스.출처=각 사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미용주사 시장에 진출한 국내 3개사의 점유율은 휴젤이 1위, 메디톡스가 2위, 대웅제약이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젤이 메디톡스의 미용주사 매출액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3분기까지 휴젤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과 필러의 매출액은 각각 1206억원, 1183억원으로 휴젤이 메디톡스를 23억원의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해 휴젤의 같은 제품 매출액은 1112억원, 메디톡스는 1219억원으로 메디톡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휴젤은 보툴리눔톡신 제품 ‘보툴렉스’와 필러 ‘더채움’을,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스’와 필러 ‘뉴라미스’를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용주사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데 주력하는 회사로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보툴리눔톡신이다.

보툴리눔톡신은 일명 보톡스(BOTOX)로 잘 알려져 있다. 보톡스는 전 세계 1위 미용주사업체인 아일랜드 앨러간(Allergan)이 판매하는 제품의 이름이다. 미용주사로 유명하지만 최초 사용은 질환 치료 목적이었다.

보톡스의 승인은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지난 1989년 앨러간의 보톡스를 12세 이상 환자의 사시, 안검경련, 제 7신경장애, 반측안면경련, 국소경련 등을 치료하는데 허가한 것이 전세계 최초다. 이후 보톡스의 주름 완화 효과가 알려지면서 보톡스를 활용한 미용성형 시장이 급부상했다.

보툴리눔톡신은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원료를 확보하는 것부터 힘들어 전세계적으로 10개가 안 되는 소수의 회사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기준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는 ▲앨러간 ▲프랑스 입센(Ipsen) ▲독일 멀츠(Merz) ▲러시아 마이크로젠(Microgen) ▲인도 바이오메드(Biomed) ▲미국 솔스티스 뉴로사이언스(Solstice Neuroscience) ▲중국 란저우 생물제품연구소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10개사다. 국내에서 12월 기준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판매 중인 회사는 앨러간(보톡스), 멀츠(제오민), 입센(디스포트),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등 6개 회사다.

국내에서는 전 세계 1위 보톡스 업체인 앨러간보다 국내사가 점유율이 더 높다. 특히 메디톡스와 휴젤이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보툴리눔독소 시장은 미용분야에서 크기가 계속해서 커지면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 UB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2020년까지 51억달러(약 5조4876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제품의 공급을 위해선 공장이 중요하다. 메디톡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총 3곳으로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해 있으며 약 1000만 바이알(병)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휴젤은 약 300만 바이알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2개 공장을 갖고 있다.

야심차게 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연매출 1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균주 출처 논란’으로 구설에 휘말렸던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최근 제 2공장에 대한 우수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기준(KGMP) 승인을 획득했다. 총 45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 한계가 있어 주요 회사가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판도는 급변할 수 있다.

휴젤의 올해 매출이 급성장한 것도 수출 때문이다. 휴젤 관계자는 “매출액이 오른 이유는 글로벌 매출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휴온스글로벌도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 ‘휴톡스’를 해외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유럽, 러시아, 브라질의 현지 기업들과 1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1일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허가받았다. 휴온스글로벌은 2019년 국내 시장에 휴톡스주를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휴톡스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의 ‘균주 출처 논란’과는 다른 균주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휴톡스의 균주는 'ATCC3505'로, 이는 균주 논란 균주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균주 논란에 휩쓸리지 않아 국내 판매가 한층 수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제 1공장(100만 바이알) 대비 생산력을 5배 이상 확대한 제 2공장(500만 바이알)을 건설 중으로 2018년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신규 공장이 증설되면 약 600만 바이알의 휴톡스를 생산할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4파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