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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의 영어이슈] 영단어 속 문화를 엿보다
이수현 해커스 영어전문강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1.05  07:34:58
   

문화와 언어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영어권 나라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을 보여주는 몇 가지 영어 단어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Potential(잠재력)’이라는 단어다. 영미권 국가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 이른바 ‘스펙’과 더불어 중요시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잠재력이다. 몇 년 전, 미국의 <Apprentice>라는 리얼리티 쇼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진행하는 쇼다. 각 분야의 직업에서 탁월한 직원을 뽑는 경연 형식으로 이어졌는데, 여러 후보자 중 관련 경험이 떨어지는 후보자 한 명이 최종으로 뽑혔다. 그때 트럼프가 한 말 “He has a potential(그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은 비단 취업면접뿐 아니라 학교, 직장, 가정 등에서 많이 쓰인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한 번의 시험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즉 한 번의 시험보다는 포트폴리오나 일기 형식의 저널과 같이 누적된 경험들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다. 그 사람의 잠재력을 명시적인 결과보다 더 높게 삼는다. 이는 교육, 경제와 같은 전반적인 미국 사회 곳곳에서 반영된다.

그다음은 ‘On One’s Own(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적으로)’라는 관용적 어구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유명인의 자서전이나 소설,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미국은 독립국으로서 시작했다. 그러므로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 그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그래서 자수성가하거나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독립전쟁을 치른 남부의 흑인 여성 독립 운동가의 삶을 그린 한 소설에서도 ‘On One’s Own’은 심심찮게 등장했다. 노예 출신 여성이 힘들게 어렵게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가정을 꾸리고 흑인 인권을 대변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스토리에도 이 표현이 항상 중심에 있었다. 외국계 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나 이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도움 없이 대학 학비와 연수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서 갔다고 할 때 이러한 표현을 쓰면 좋을 것이다.

‘Judge(판단하다)’와 ‘Unbiased(편견이 없는)’도 영미권의 문화를 알기 좋은 단어다. 영미권 국가는 편견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Judge’나 ‘Biased’에 비판적이다. 편견이야말로 창의성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창의성을 막는 어떠한 고정관념도 좋아하지 않는다. 필자가 주변의 미국인 친구에게 한국의 교사 혹은 공무원 열풍에 대해 “왜 미국은 그러한 직업을 인기 직업으로 분류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창의성을 발휘하는 직업에 대한 선호가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미국은 법정에서도 평범한 시민이 선출되어 배심원으로서 사건을 판결하는 배심원제도가 보편화되어 있다. 이것은 담당 변호사 및 검사 외에도, 사건과 관련 없는 평범한 시민의 객관적인 시각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공정함을 바라보는 시각이 잘 반영된 예다.

한국에서도 요즘 공기업을 비롯한 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인기다. 모든 제도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지만, 한 개인을 단순한 스펙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잠재력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필자 역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아직 블라인드 채용이 완벽하게 운영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다만 정부와 기업이 수치로써 나타낼 수 있는 한 사람의 스펙을 더 넓게 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앞으로 블라인드 채용은 정부가 더 세심한 제도 설계 및 안착을 위해 노력해, 향후 민간 부문에까지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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