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고객 획득비용은 기존고객 관리비용의 5배다.”

이 말은 CRM을 공부했거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만큼 유명한 것으로, 기업이 기존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해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를 나타낸다. 그런데 요즘과 같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시장의 경쟁도 심해지는 상황에서 잠재고객을 신규고객으로 전환시키는 데 집행되는 비용은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대비 5배보다 훨씬 더 많이 든다. 따라서 기업이 효율적인 CRM 활동을 위해서 끊임없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기존고객의 이탈방지다.

그렇다면 기존고객의 여러 유형 중에서 이탈의 위험이 가장 큰 집단은 어디일까? 기존고객은 일반적으로 기업과 이제 막 정보를 공유한 신규고객, 소통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반고객, 로열티가 높은 충성고객, 그리고 정보는 남아 있으나 더 이상 활동이 없는 휴면고객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들 중에서 가장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바로 신규고객이다. 그 이유는 마일리지 적립이나 회원가입 캠페인의 오퍼 때문에 기업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로열티의 수준은 아주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사가 신규고객에게 우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오퍼를 제시한다면 해당 고객은 당연히 이탈하게 된다. 결국 기존고객 관리는 현재 기업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고객들에 대한 이탈 방지도 중요하지만, 신규고객들에게 특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강력한 혜택을 제공해 빠르게 로열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신규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회원가입을 한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환영의 메시지가 적힌 카드와 함께 한 달 동안만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피부관리 체험 쿠폰을 제공한다. 해당 캠페인의 핵심은 쿠폰 사용기한이 회원가입일로부터 정확하게 한 달이라는 것이다. 즉 신규고객이 적어도 한 달 안에 무조건 다시 한 번 자신이 가입한 매장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해 상호 간 관계의 강도를 높임과 동시에 재구매까지 유도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 또한 회원가입일로부터 1달 동안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규고객 전용 쿠폰북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우천 시 또는 특정 요일 등 한 달 동안 여러 번의 혜택을 받기 위해 매장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소통뿐만 아니라 제품 홍보 및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 신규고객들을 일반 기존고객들과 같이 구매주기나 내부의 캠페인 실행 사이클에 맞춰 동일하게 관리한다면 그 사이 경쟁사들의 끊임없는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에 노출됨으로써 자연스럽게 휴면고객으로 전환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기업은 많은 비용을 들여 어렵게 신규고객을 확보했는데 미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해보지도 못하고 휴면이나 이탈고객으로 전환되어 버린다면 이보다 더 비효율적인 CRM은 없을 것이다.

M(Mobile) - CRM 분야에서는 신규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매출 관점의 구매가 아닌 활동 중심의 입소문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M-CRM에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기존고객들의 자발적인 구전(口傳)이 있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충성고객들에게 해당 미션을 부여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로 뉴미디어 마케팅 전략에서는 기업에 대한 긍정적 구전을 실행하는 일종의 의견선도자(Opinion Leader)를 과거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신규고객들로 선정하기도 한다. 기업에서 제공받는 혜택들에 익숙해진 기존고객들은 입소문을 낼 때 긍정의 정도가 처음 경험하는 신규고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자발적 입소문의 주체가 된 신규고객은 기업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음에 따라 점차 로열티가 상승하고, 더불어 관련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구매 동기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신규고객은 단지 매출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부분에서도 유의미하기 때문에 전사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존 고객들 중 중요하지 않는 집단은 없다. 하지만 인간관계도 그렇듯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오랫동안 소통이 지속될 수 있고, 설사 상호 간 오해가 생기더라도 예전처럼 되돌아오기 쉽다. 신규고객 관리. 그것은 성공적인 CRM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