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에서 카셰어링 브랜드인 ‘쏘카’를 이용한 적이 있다. 모바일로 예약하고,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곳에 가서 예약 차량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바로 운전을 시작했다. 주차장에 도착 후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출시한 ‘죠스 어묵 티’는 어묵 국물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티백으로 만든 제품이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죠스떡볶이 페이스북에 재미 삼아 어묵 티백 이미지를 올렸다. 이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실제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했다. 요즈음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가 되고 있다. 쏘카는 어떻게 단기간에 업계 1위의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을까? 죠스 어묵 티는 어떻게 며칠 만에 소셜미디어에 화제가 될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을까? 그리고 이렇게 짧은 기간에 구축한 브랜드에는 문제가 없을까?

인류가 그동안 개발하고 사용한 수많은 도구들 중에서 사회생활과 소비 행동을 획기적으로 바꾼 최고의 기계는 단언컨대 스마트폰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에 예시한 두 브랜드의 성공에는 모바일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OECD에서 발간한 ‘디지털 경제전망 2017’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모바일 데이터 사용이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증가율 약 37%). 한국은 월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2016년 3.8GB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이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디지털이 있다. 쏘카는 가입에서부터 사용 과정과 사후 프로모션까지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죠스떡볶이는 소셜미디어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분석해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디지털과 모바일로 무장한 고객과 기업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그런데 최근 쏘카에서는 배터리 방전과 관련해 비용 전가나 패널티 요금 부과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문제는 차량 인도 과정에 직원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 입증 책임이 업체가 아니라 고객이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경험자들이 늘어날수록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깨진다. 그리고 죠스떡볶이는 퇴직을 강요한 직원 대상 갑질과 점포 리뉴얼 비용을 떠넘긴 가맹점 대상 갑질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기업에서 의도하지 않은 이런 메시지들이 온라인에 한번 유포되면 브랜드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좋은 이미지의 브랜드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훼손하는 것은 한순간이면 충분하다. 기업 브랜드의 진정성을 유지해가는 것은 그래서 생각보다 어렵다.

모바일과 디지털로 바뀐 마켓 4.0의 시대는 이미 모두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기업과 고객, 기업과 임직원, 그리고 고객과 고객들이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 갈 때 브랜드는 보다 큰 힘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모바일과 디지털 중심의 사업 환경에서 브랜딩은 진정성과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티븐 판 벨레험은 <디지털과 인간>에서 “소비자는 진심으로 소비자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기업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백패킹 전문 브랜드인 ‘제로그램’은 항상 지구에 미안하고 그래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활동과 제품들로 인해 수많은 브랜드 옹호자를 만들고 있다. 자신들이 경험한 브랜드의 진정성을 스토리로 퍼뜨리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고 놀이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능한 시대이다. 우리가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스토리는 보다 높은 신뢰와 파급력이 있다.